야누코비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측근인 안드레이 클류예프 대통령 행정실 실장과 함께 수도 키예프를 빠져나가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임시정부 내무장관인 아르센 아바코프는 페이스북에 “야누코비치가 23일 밤에 (러시아 잠수함기지가 있는 남부 크림반도의) 발라클라바에 있는 사저(私邸)를 떠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전했다. 야누코비치 곁에는 자신과 함께 하기를 자원한 보디가드들만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할 뿐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상태다.
또 의회는 축출된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해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24일 야누코비치가 남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TV인 ATR은 “야누코비치가 수배령을 피해 세바스토폴항의 러시아 흑해함대 기지에 도피해 있으며 여기서 선박을 이용해 러시아로 망명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우니안(UNIAN) 통신도 “러시아가 세바스토폴 카자흐만에 정박 중인 흑해함대 상륙함을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위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군사 소식통은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통해 “흑해함대 군함이나 다른 시설에 야누코비치는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야누코비치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중대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언론을 인용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이미 개인 요트를 타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빠져나갔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설만 무성한 가운데,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측근인 안드레이 클류예프 전 대통령행정실 실장이 25일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클류예프 대변인인 아르템 페트렌코는 “믿을만한 소식통이 그가 2발의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전해왔다”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하며 “클류예프가 야누코비치와 함께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