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권좌에서 쫓겨난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러시아 시위대로, 시위 현장에서는 러시아 국기까지 등장했다.
크림반도 최남단 항구도시인 세바스토폴을 비롯해 크림반도 곳곳에서는 25일(현지시간)까지 사흘째 수 천 명의 시위대가 임시정부를 성토하고 러시아 당국의 보호를 요청하는 집회를 벌였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우크라이나의 소요가 계속되면 러시아가 군사 개입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크림반도 자치의회가 보호를 요청한다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하원 독립국가연합(CIS) 문제 담당위원회 위원장 레이니트 슬루츠키 의원은 크림반도 주도(州都) 심페로폴에서 시위대를 만나 “러시아어를 쓰는 우리 동포가 안전에 위협을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러시아 의회가 크림반도 주민 등 우크라이나인이 빠르게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게 해주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해 있는 세바스토폴에서는 러시아군 장갑차 1대와 러시아 군인들을 실은 트럭 2대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임시정부는 분리주의 운동을 벌인 자는 즉각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25일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몇몇 지역에서 매우 위험한 분리주의 징후가 있다”며 “군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4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축출된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해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도주해 쫓기는 신세인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