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말로만 서민? 정몽준 발언은 시민모독"

- 경청,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 많은 갈등 해결로 조용한 서울시 돼
- 대선불출마 각서? 그럴 분들만 쓰라
- 야권연대로 밀어준 보증기간 유효해
- 간첩 증거조작, 누가 안보를 믿겠나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 서울시장

이번 6. 4지방선거에서 가장 빅매치가 벌어질 거라고 예상되는 곳, 바로 서울시죠. 새누리당 후보들이 구체화되면서 여권의 경선 분위기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과연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그 외에 현안들까지 같이 짚어봅니다. 박원순 시장님, 안녕하세요.

◆ 박원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최근에 <경청>이라는 책을 출판하셨더라고요, 어떤 내용입니까?

◆ 박원순> 이름 그대로 '경청'이죠. 그 '경청'의 한자 '경'자가 기울 경 자가 아니고 존경할 경 입니다. 그야말로 서울시정에 제가 지금까지 펼쳐왔던 내용들을 정리한 것인데요. 서울시가 좀 조용해졌잖아요, 그렇죠?

◇ 김현정> 서울시가 조용해졌나요?

◆ 박원순> 다른 분들이 조용해졌다고 하죠. 제가 취임할 때는 뉴타운 문제라든지 정말 갈등의 도가니였죠. 그런데 지금은 많은 것들이 해결됐지 않습니까? 뉴타운, 재개발사업, 새빛둥둥섬,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시를 시끄럽게 했던 많은, 그것이 또 다 민생을 위협하는 일들이니까. 이런 것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듣는 것이다, 시민들 가까이 다가가서 그분들의 말씀을 듣고 또 경청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더라 하는 것이고요. 실제로 우리 사회의 갈등 비용이 약 246조로 추산된다고 하니까 잘 듣고 갈등을 잘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 천 만명이 사는 이 대도시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이런 내용입니다.

◇ 김현정> 지금 여권에서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정몽준 의원, 이번 주중에 결심을 할 거라고 하는데요. 그분이 뭐라고 최근에 그러셨냐 하면, 서울시 인구가 최근에 천 만명 이하로 떨어지고 활기가 떨어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말로만 서민하지 않겠다, 이분은 또 너무 조용해서 문제 아니냐 걱정하시던데요?

◆ 박원순> 그러면 옛날처럼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갈등이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 이런 말씀인가요? 저는 조용한 가운데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서울시는 최근에 제가 취임한 2년 새에 9위에 머물러 있던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세계 6위까지 올라갔거든요. 3년 연속 컨벤션 5대 도시가 됐고요. 또 외국인 투자기업이 지금 약 15% 늘어서 60억 달러, 약 6조 4500억 올라갔거든요. 서울 방문 관광객 수가 천 만을 돌파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서울시장을 꿈꾸는 분이라면 이런 좋은 것들을 보시고 서울시민을 부추겨드리고 이래야지, 좀 문제가 있는 걸 스스로 지적하시면 글쎄요.. 물론 선거니까 당연히 그러실 수 있지만 저는 우리가 늘 긍정적인 것을 놓고 논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말로만 서민을 하고 계시는 건 아니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박원순> 그건 한번 상상을 해 보십시오. 제가 취임할 때 사회복지비용이 전체 예산의 26%였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32%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채무는 제가 들어올 때 약 20조가 되더라고요. 원래 고건 시장님 시절에 6조였던 것이 이명박, 오세훈 두 새누리당 출신의 시장이 계실 때 거의 14조가 늘어난 거예요. 하룻밤 자고 나면 거의 20억 정도의 이자가 나가는, 그래서 매주 재무감축회의하면서 지금 3조 2000억 줄였고요. 금년 연말까지는 저희들이 처분한 거라든지 들어올 거 예상하면 6조 5000억의 채무를 줄이게 됩니다. 이렇게 서울이 정말 엄청나게 소리 없이, 소리 소문 없이 바뀌고 좋아지고 활력이 생긴 거죠. 저는 새누리당 출신으로서 이런 말씀, 정말 시민들에게서는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김현정> 정몽준 의원하고 여론조사해보면 격차가 근소하게 오차범위 안쪽으로 나오는 조사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박원순> 또 어떤 조사에 따르면 비교가 안 되는 조사도 있죠. 그러니까 저는 이 여론조사라는 것은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제가 현직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민생을 챙기고 하는 일에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저는 시민들의 삶을 돌보고 민생을 챙기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돼요.

◇ 김현정> 이혜훈 예비후보가 하신 말씀도 전해 보죠. 이분이 최근 저희와 인터뷰를 했는데 이런 인터뷰를 했어요.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놀음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 대선으로 가는 어떤 중도장치처럼 이용돼서는 안 된다. 그래서 서울시장 후보 나서는 분들은 대권 도전 안 하겠다, 대선 안 나가겠다고 각서 쓰고 나와라. 이 의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원순> 다들 그렇게 생각들을 하시나 보죠? 각서까지 쓰라고 하니까. 저는 이미 조사를 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울시장 첫 취임하는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일관되게 말씀드린 것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 자체가 천 만 명의 대한민국 수도를 말하자면 책임지는 자리잖아요. 그런데 이 자리가 어떻게 그 다음 단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냐, 그건 아니다. 정말 여기에 중심을 딱 잡고 올인을 해야 된다, 이 말씀을 제가 여러 차례 드렸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각서 쓰시고 하셔야 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서울시장을 디딤돌 삼아서 대선으로 가야겠다 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하다가 잘 되면 대선으로 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 박원순>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예컨대 선거가 그래도 아직 한 100일은 남았는데 이런 정치상황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압니까? 그래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장직에 올인하겠다, 이런 말씀드렸잖아요. 서울시라는 것이 결코 간단한 자리가 아닌데 그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저는 그런 생각이 있어요. 그러니까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조차 우리 사회가 잘못된 사회다, 시장 처음 취임하니까 벌써 그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박원순 서울시장
◇ 김현정> 대선 출마하시냐는 질문 초반부터 많이 들으셨죠.

◆ 박원순> 뉴욕의 불룸버그 시장도 10년 이상 하셨잖아요. 지금 런던의 보리스 시장 같은 분도 두 번째 하고 계시고, 그전에 켄 리빙스턴 시장도 마찬가지고 파리의 들라노에 시장도 마찬가지고. 세상에 이렇게 보면 우리처럼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그것도 무슨 큰 성과를 내려고 온갖 전시행정 하고, 이러다 보니까 무리한 일들이 빚어지고요. 그래서 제가 시정의 방침으로 삼은 것은 절대 내 임기 중에 끝내려고 무리하지 마라, 이런 얘기들을 계속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중심을 잡는 다는 것, 원칙과 상식에 기반해서 서울시를 반듯이 올려놓는 것, 저는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서울시장 얘기 나오면 늘 따라다니는 것이 야권이 연대하느냐, 마느냐 이 질문인데요. 어제 한 포럼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순리와 민심에 순응해야 된다, 정략적인 연대는 안 된다, 이것은 언뜻 들으면 연대하지 말고 각각 나서자 이런 의미로도 들리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 박원순> 늘 이렇게 말이라는 것이 전체 문장이 다 인용이 되지 않으면 오해될 요소가 있더라고요.


◇ 김현정> 이것도 오해인가요?

◆ 박원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정치 일정이 어떻게 될지 사실 알 수 없는 노릇이잖아요. 또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저로서야 제 중심으로 연대가 되면 제일 좋겠죠. 그렇지만 그것이 제 마음대로 되나요? 저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전부 우리 시민들의 마음, 시민들의 소망, 이런 것에 따라서 결정되지 않겠습니까. 결국은 저는 정치라는 것이, 제가 정치해본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시민들의 꿈과 생각과 소망들을 우리가 존중해서, 잘 챙겨서 만들어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럼 그 시민들의 뜻이 결국에는 어디로 흐를 거다, 이런 느낌은 오세요? 서울시민들하고 2년 동안 열심히 같이 하셨으니까.

◆ 박원순> 저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그것을 억지로 해석해서 말씀드리는 것보다 저는 많은 시민들이 다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시민들의 마음을, 시민들의 수준을 믿습니다.

◇ 김현정>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하고 얼마 전 인터뷰를 했는데, 노회찬 전 대표도 서울시장 물망에 오르는 분인데. 그래서 제가 출마 의사 질문을 드렸더니 그분이 2년 전 박 시장 당선에 힘을 모았던 사람이라면 이번 시장선거에 안 나서는 게 인간의 도리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 박원순> 노회찬 전 의원은 그동안 보면 늘 본인이 여러 가지 역경에 처하면서도 정말 바른 정치를 추구해오신 분이잖아요. 정말 가시밭길을 걸어오신 분이죠. 저는 그 분다운 말씀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저로서는,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일이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노회찬 전 의원님 자신이 지난 번에 서울시장으로 출마하셨고, 또 충분히 그럴 만한 자질이 계신 분인데, 그런데 지난 번에 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도 하시고. 그 때는 야권이 다 합쳐서 밀어주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제가 정상적인 4년의 기간도 아니고 보궐선거로 들어와서 한 2년 남짓한 그런 기간을 했으니까 아직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말 고맙고도, 어찌 보면 바른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말씀은 안철수 의원에게도 통하는 걸까요, 품질보증기간 아직도 지나지 않았다?

◆ 박원순> 제가 뭐 그런 말씀까지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고마운 것이고. 저는 그런데 시민들이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고요.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전략가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제대로 된 올바른 정치인은 미래를 생각한다, 이런 말 있지 않습니까. 저는 시민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인들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안철수 의원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박원순>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 김현정>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작년에 터졌을 때 시청 앞에서 시위 벌어지고, 박원순 시장이 간첩 뽑은 거 아니냐 사과하라 이런 보수단체들 항의도 있고 그랬는데 지금 그 증거가 조작됐다는 의혹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순> 글쎄요. 저는 그런 말 자체가 좀 어불성설인 거예요. 이분을 뽑은 것은 오세훈 시장 시절입니다. 이런 분(유우성씨)이 있는 지도 잘 몰랐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시나리오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요. 어쨌든 이런 중대한 사건에서 증거조작이 됐다고 하면, 그리고 중국정부는 공식적으로 조작됐다고 밝혔으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엄중하게 조사가 되고 또 처벌이 돼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저도 서울시장으로서 천 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안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데, 그런데 그 안보라는 것은 결국에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간첩사건이 조작이 됐다고 하면 누구 안보를 믿겠습니까?

◇ 김현정>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될 일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조작으로 확실히 드러난다면?

◆ 박원순> 당연하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죠, 서울시민이 간첩으로 조작돼서 처벌받는다고 하면. 옛날에는 이런 일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최근에 재심으로 무죄가 되는 사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지금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일이죠.

◇ 김현정> 박원순 죽이기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 그러다가 이번에 조작이 어떻게 잘못 드러난 건 아니냐, 이런 의문 제기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 박원순> 당시에도 그런 얘기들이 있었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말로 데모를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데 저는 세상이 원칙과 상식과 합리성이라는 것이 다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부에서 그런 과장된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대다수 시민들이 그렇게 판단하시겠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그분은 오 시장님께서 채용하신 분인데. 그리고 또 탈북자들을 많이 채용하라고 당시 중앙정부 안행부에서 일괄적인 지침도 내렸대요. 다 그랬던 일인데, 글쎄 저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고맙습니다.

◆ 박원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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