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선경 CBS 베이징 특파원,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중국발 초미세 먼지 때문에 지금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미 최장기록을 깨고요.이제는 시민들의 일상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 번 흡입하면 평생 몸 밖으로 배출이 안 되는 이 중금속 먼지들을 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마셔야 하는 걸까요. 오늘 이 문제 살펴보죠. 먼저 중국 베이징의 CBS의 김선경 특파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선경> 안녕하세요, 베이징입니다.
◇ 김현정> 진짜 안녕하신 건가요? 지금 베이징 대기 상태는 어떻습니까?
◆ 김선경> 사실상 안녕하지 못하다고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베이징을 덮친 최악의 스모그는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PM 2.5 농도는 방금 제가 확인한 바로는 입방미터당 487마이크로그램을 넘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20배에 이르는 수치인데요.
◇ 김현정> 20배에 이르는 수치.
◆ 김선경> 이 정도면 건강한 사람도 외부 활동을 할 때 몸에 이상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베이징과 텐진 등에는 주황색 스모그 경보가 발령되어 있는데요. 베이징은 길거리에 나서면 빌딩의 윤곽이 조금 보일 정도로 가시거리가 좋지 않은데 스모그가 심각한 다른 공항은 항공편 취소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고 있고 각각 학교는 야외 활동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관측 이래 가장 오래 지속된 이번 스모그탓에 병원에는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밀려 들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빌딩이 안 보일 정도. 거기도 최장기록 깨고 있는 건가요?
◆ 김선경> 그렇습니다. 지금 일주일 째니까 지난해 있었던 것과 거의 비슷한 정도지만 사실상 사상 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한국은 거리가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도 사람들이 참 힘들다, 못 살겠다 아우성인데 중국인들은 다 참고 견디는 겁니까, 아니면 뭔가 불만을 내기도 하고 정부는 대책 마련해라 호소하기도 하고. 어떤가요?
◆ 김선경> 국민들의 불만은 높아가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공기오염이 계속 되자 중국 환경 당국은 12개 조사팀을 각지로 긴급파견 했고요. 조사팀은 허베이성 주변 지역에 철강과 석탄, 시멘트 등 오염물질 배출 공장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장 1900여 곳을 가동 중단시키고 차량 5부제 시행, 그리고 학교 야외수업 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대책은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사실상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중국 기상당국은 오늘부터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오고 있어서 저녁부터는 스모그가 다소 옅어질 것으로 이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답답한 노릇이네요. 김선경 특파원 건강 조심하시고요.
◆ 김선경>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CBS 중국 베이징 특파원입니다. 김선경 특파원을 먼저 연결해 봤고요. 이번에는 기상학자 연결합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연결해 보죠. 반기성 센터장님, 나와 계시죠? 반기성 센터장님, 나와 계시죠?
◇ 김현정> 지금 중국 미세먼지는 WHO 권고수준의 20배라고 하고 우리는 3배, 4배의 수준이라고 하는데 결국 이 초미세먼지 성분은 중금속인거죠?
◆ 반기성> 지금 현재 중국발 스모그 같은 경우에는 중금속 또 화학물질 이런 것들이 주성분이 되고 있죠.
◇ 김현정> 이게 폐속에 침투하면 평생 배출이 안 된 다, 이게 사실입니까?
◆ 반기성> 그렇습니다. 사실상 이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굉장히 위혐하죠. 특히 미세먼지 중에 2.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 같은 경우에는 폐포를 통해서 혈관, 또는 임파선으로 직접 침입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단순한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암이나 기형아 출산 또 치매까지 불러온다고 의학자들은 말하는데요.
◇ 김현정> 치매까지요?
◆ 반기성> 네. 고려대학교 이종태 교수는 서울지역 노인들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까 미세먼지가 증가할수록 폐기능이 저하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암발생에 대해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작년에 나왔어요. 2013년 8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의 라쇼우-니엘센 박사팀이 연구를 했는데요. 유럽 9개국 30만 명의 건강자료 2095건의 암환자 대상으로 분석을 해 보니까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이죠. 5마이크로그램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 김현정> 18%나.
◆ 반기성> 굉장한 거죠.
◇ 김현정>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대책이라는 것이 그저 마스크 쓰고 다니는 정도예요. 우선 마스크 쓰기는 효과가 있습니까?
◆ 반기성> 그럼요.
◇ 김현정> 있어요?
◆ 반기성> 그럼요. 일단 식약청에서 인정해 준 마스크는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에도 우리 서울 같은 경우는 초미세먼지도 주의보 단계고 다음에 미세먼지는 나쁨 단계인데 이게 굉장히 건강에 나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서울 시내 나가 보니까 마스크 쓰고 다니시는 분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 김현정> 저는 마스크가 별로 효과가 없다는 얘기 듣고서는 안 썼거든요.
◆ 반기성> 아니요, 안 그렇습니다. 황사마스크는 쓰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 김현정> 황사마스크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 반기성> 일반 마스크는 전혀 도움이 안 되죠.
◇ 김현정> 일반 천 마스크 같은 건 도움이 안 되고.
◆ 반기성> 전혀 도움이 안 되고 방진 마스크나 황사 마스크를 쓰셔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문 꽉 닫아놓고 공기청정기 틀면 효과 있습니까?
◆ 반기성> 공기청정기도 필터가 어느 정도의 미세먼지를 걸러주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요. 최근에 나오는 이런 공기청정기들은 미세먼지까지, 황사까지 제거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도움은 되겠죠.
◇ 김현정> 그럼 환기를 시켜야 하냐 말아야 하나 이건...
◆ 반기성> 아니죠, 안 해야죠. 환기를 시킨다고 문을 열어 놓으면 오히려 밖에 있는 나쁜 게 다 들어오는 격이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일각에서는 그래도 좀 시키는 게 낫다, 왜냐하면 꾹 닫아놓고 24시간 있으면 거기서 또 나쁜 공기가 배출된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 반기성> 실내에서 공기가 나빠지는 것보다 현재 같은 경우 서울에는 밖에 있는 게 훨씬 더 나쁩니다.
◇ 김현정> 지금은 워낙 나쁘니까. 알겠습니다. 문제는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고작 이정도 뿐이라는 겁니다. 이게 중국도 자국 때문이라는 건 인정은 하나요?
◆ 반기성> 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안 합니까?
◆ 반기성> 작년 12월에 중국 관영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시보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스모그침입을 당했다면서 중국발 스모그를 자극적으로 보도한다라고 비판했거든요.
◇ 김현정> 중국 언론이요?
◆ 반기성> 네. 그래서 신화통신은 서울에 나타난 스모그 발생원인이 인구 밀도가 높고 대량의 디젤자동차, 분진 등. 그러니까 서울의 영향인데 중국하고 무관한데 한국 사람들은 전부 중국에서 날아온다고 이야기를 한다.
◇ 김현정> 한국사람들이 지금 엉뚱한 사람 잡고 있다 이런 분위기예요?
◆ 반기성> 그게 사실 참 문제가 있거든요. 위성사진 지금 보시더라도 중국의 스모그가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게 뻔히 보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반기성> 이거 완전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죠.
◇ 김현정> 그럼 우리나라에서 그런 것들을 증거로 내세우면서 손해배상이라도 요청할 수 없습니까? 지금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 반기성> 많은 분들은 중국발 스모그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니까 중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되지 않느냐 얘기를 하는데요.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유럽국가들 같은 경우는 장거리 대기오염 물질 이동에 대한 협약을 맺었거든요. 그래서 오염물질이 확산될 단계에 모니터링을 하고 만일 주범국이 있으면 손해배상청구까지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 김현정> 유럽은 가능하다.
◆ 반기성> 그런데 동북아시아는 구속력 있는 협약이 없거든요. 한쪽에서 떼면 정량적으로 그걸 증명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요. 또 서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 김현정> 대안을 우리가 찾고는 있습니까?
◆ 반기성> 방법은 실제로 중국으로부터 스모그가 날아와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 영향을 준 건 한 40% 정도 봅니다. 나머지 60%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만들어진 걸로 보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에 중국에서 날아오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거든요, 전혀. 중국도 당장 자기네들도 문제가 되는데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일단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를 줄이는 정책.
◇ 김현정> 그거라도 줄이자.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도 좀 하자.
◆ 반기성> 그렇죠. 화물차에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부착한다거나 공장 같은 걸 가동을 중단한다거나 이런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 배출오염 기준을 강화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을 뿐이죠.
◇ 김현정> 한중일이 나서서 협약 같은 거 맺고 그러면 안 됩니까, 유럽처럼?
◆ 반기성> 그런데 워낙 중국이 공업화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응하지 않는다는 가장 큰 문제가 있죠. 당장 자기들이 그런 배출물을 줄이면 공업화를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현실적인 부분들이 있죠.
◇ 김현정> 답답한 노릇입니다. 지금 말씀 들으면서 그나마 들린 부분은 100% 오염물질을 지금 100%로 봤을 때 40%는 중국에 왔지만 60%는 우리한테도 원인이 있으니까 이거라도 줄이자라는 말씀, 일단 그 부분 좀 새겨들어야 될 것 같고요. 중국에도 되든 안 되든 강력하게 계속 개선을 요구해야 된다는 것 이것도 잊지 말아야 될 것 같습니다. 반기성 센터장님 고맙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