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독일 총리 이스라엘 방문…평화 노력 압박

메르켈 "이스라엘 평화의 핵심은 2개 국가 방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명의 장관을 대동하고 24일 저녁(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 24시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독일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내년에 열릴 양국 수교 50주년 기념식에 앞선 예비 행사의 성격으로, 이날 양국 정부 공동 내각 회의가 열린다.

메르켈 총리는 정부 간 회의에 앞서 전날 저녁 "새 정부의 거의 모든 각료와 이곳에 왔다. 이를 통해 진정한 우정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독일은 점령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이스라엘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양국 정부 간 긴장관계가 형성돼 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에 이번 이스라엘 방문의 취지를 두고 있지만, 아울러 팔레스타인과 평화 구축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을 이스라엘 정부에 압박하려는 의도도 감추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이와 관련 "우리는 이스라엘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지난 50년 동안 노력해오고 있다"면서 "이스라엘 안보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가 함께하는 2개 국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오는 4월까지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여름부터 협상을 해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양국 정부 간 회의에 앞서 "이스라엘 국민은 분쟁을 끝내고 팔레스타인으로 하여금 유대인 국가를 인정토록 하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양국 정부 간 회의에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정 체결 문제보다는 이란 핵 문제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를 원한다"며 "이 문제는 세계 안보의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독일 정부의 이스라엘 방문에서 서로에 대한 긴장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독일 언론의 시각이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이번 이스라엘 방문 길에 오르기 직전 방문단에서 빠졌다. 그는 지난 2012년 이스라엘 정부의 노선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반인종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와 비교함으로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직전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강행은 "단지 도움이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지장을 초래한다"고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스라엘을 떠나기 전에 시몬 페레스 대통령으로부터 이스라엘 최고 시민상을 받는다.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주의에 맞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흔들림 없는 확신"을 보여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이지만, 앞으로도 이스라엘의 국익을 위한 편에 서달라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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