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뭘 좀 먹을까? 그냥 잘까?'의 고민 끝에 후자를 택한 사람은 눈물겹긴 해도 그 다음날 편안한 속으로 아침 상을 마주할 수 있다.
공복감에 잠을 설치다 결국 라면을 찾아내어 김치와 햄을 듬뿍넣고 '이젠 살았다' 하는 표정으로 면발을 폭풍 흡입하던 기억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습관이 일상이 된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이라는 질환명이 그 사람 이름 앞에 달라 붙는다.
체중감량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다이어터들에게 야심한 밤의 공복감은 극복해야할 최대의 적이다. 치킨을 시켜 뜯고 있는 식구들 앞에서 토끼처럼 홍당무를 씹던 기억은 대다수 여성들에게 드물지 않다. 다이어트를 통하여 건강을 되찾자는 것인데 우리의 뇌가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뭔가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욕은 진짜 배고픔인 생리적 신호와 가까 배고픔인 감정적 신호로 나눌 수 있다. 어떤 것이건 음식에 손이 가도록 우리를 유혹한다. 과연 어떻게 해야 체중감량에 성공하여 장수에 이를 수 있도록 식습관을 조절할 수 있을까.
식욕을 조절하는 대표적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에 대하여 알아보자. 렙틴은 지방에서 분비되어 배고픔의 신호를 차단하는 식욕억제 호르몬이다. 배가 부르면 수저를 내려놓게 하여 과도한 음식의 섭취를 줄임으로써 체지방을 일정량으로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렙틴이 유입되는 음식을 지키기 위해 수문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더라도 뇌의 쾌락중추에서 삼겹살 몇점을 더 요구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거다. 쾌락중추의 자극이 렙틴의 메시지를 압도하는 것을 우리는 '렙틴 저항성'이라고 부른다. 비만을 방지하는 장치인 렙틴의 수치가 비만인에게 높다는 것은 렙틴 저항성의 예를 잘 보여준다. 식욕을 부추기는 난폭한 그렐린에 대해서는 다음호에서 알아본다.
하루의 식습관에 대하여 성찰해보자. 해가 떠있는 낮 시간대는 지방을 축적하고 동시에 억제하는 교감신경의 영향 하에 있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점심 시간대는 높은 열량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하루 중 유일한 기회다. 그러나 메뉴를 고르고 줄을 서는 등 제한된 시간안에 식사를 해야 하는 특성상 점심은 만찬이 되기 어렵다. 아침을 굶고 점심은 대충 때웠으니 우리는 저녁에 총력을 집중할 각오를 다진다. 회사 정문을 나섬과 동시에 쌓인 스트레스를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풀어내다 보면 자정에 육박할 즈음 섭취한 열량이 1만0000칼로리를 넘어갈 수도 있다. 내 복부에 지방1kg을 붙이는 순간이다.
필자가 언급하는 조·중·석식의 이상적 비율 3:5:2를 직장인이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저는 업무 특성상 술을 안마실 수가 없어요." 눈물이 금방 떨어질 것 같은 표정으로 어느 청강자가 내게 한 말이다. 살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몸을 해친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건강을 해쳐야만 살아 나갈 수 있다면 스스로 판단하여 생존이 가능한 자신만의 방식을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변명이다. 술집 의자에 앉아있는 몇 시간에 비하면 거실바닥에 깔린 매트에 누워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짧은 시간이다. 하루에 30분만 걷고 일주일에 단 30분의 근육운동도 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일상이 벅찰까?
문제는 시간이 아니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 그만큼의 시간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삶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자신의 몸의 지방덩어리를 없애고 건강을 찾는 유일한 길은 변명을 없애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