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25일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한 뒤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김모(56) 씨와 차모(50) 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쯤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의 한 무료주차장에서 카렌스 승합차를 타려던 A(30·여) 씨를 납치한 뒤 얼굴 등을 마구 때리고 귀금속 등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지급기에서 현금 90만 원을 인출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20년 전 교도소에서 알게된 이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부부처럼 행세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 씨는 대머리라 신분이 특정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인상착의와 연령대를 속이기 위해 여성용 가발과 짙은 화장을 하며 차 씨와 부부행세를 했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다시 만나 퇴근 시간대에 주변이 어둡고 차량 왕래가 적은 한적한 무료 주차장을 범행 장소로 선정한 뒤 역할을 분담하고 수차례 사전 답사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잡는 데에는 차량 블랙박스와 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에는 CCTV가 없었지만 이들의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인근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고, 도로에 설치된 차량판독용 CCTV는 이동경로와 사전답사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줬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범행 도구인 회칼과 가발, 마스크, 테이프, 목장갑 등을 압수했으며, 훔친 돈은 유흥비 등으로 다 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의 차량에서 타인의 신분증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추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공영 주차장에 CCTV와 가로등 보강이 필요하다"며 "특히 여성 운전자가 차량을 주차할 경우 가로등이 있는 밝은 곳에 주차하고 탑승 전 반드시 주위를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