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 야누코비치 수배령…"민간인 살상 혐의"

디폴트 직전 재정상황 극복위해 외부 차관 확보에도 주력

우크라이나의 정치권력을 장악한 의회가 연립 내각 구성과 위기 정국 수습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당국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대통령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

새로 들어선 임시 정부는 국가 디폴트(지급불능) 상황에 직면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외국의 차관 지원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우크라 당국, 야누코비치 수배령 = 내무장관 대행 아르센 아바코프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야누코비치와 몇몇 공직자들이 민간인 대량 살해 혐의로 형사입건됐으며 그들에 대한 수배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야누코비치를 체포하기위한 수사팀이 도주중인 전 대통령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흑해연안의 크림반도로 급파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야누코비치가 크림반도에서 이미 체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그러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당수 비탈리 클리치코는 이날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범죄 행위 조사를 위해 외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수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의회내 주요 정파들이 연립 내각 구성 방안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25일부터 조기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앞서 최고 라다(의회)는 조기 대선일을 오는 5월 25일로 선포했다.

선관위 공보실은 이날 "선거운동은 앞서 발표된 의회의 조기대선 선포령에 따라 자동적으로 시작된다"며 "선관위가 별도로 이를 공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제난 극복이 최대 과제 = 한편 권력을 장악한 기존 야권 세력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경제난 극복 방안 강구에 골몰하고 있다.

야누코비치에 반대해온 최대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 대표 아르세니 야체뉵은 이날 원내 교섭단체 및 상설 위원회 대표들과의 회의에서 "국가 금고가 약탈 당해 나라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올해 말까지는 고사하고 당장 이달 말까지의 믿을 수 없는 재정적자 규모를 공개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금융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새 권력은 중앙은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은 국가 통화의 안정성 유지와 인플레 저지 등의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총리 대행 알렉산드르 빌쿨은 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 관계 부처에 공직자들의 월급을 제외한 모든 재정 지출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2014~15 회계연도 국정 수행을 위해 당장 필요한 재정 지원 규모를 350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 정도의 자금이 외부에서 지원돼야 나라 살림을 꾸려 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당국은 이같은 상황과 관련 폴란드와 미국 등에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재무부 장관 대행 유리 콜로보프는 최근 이틀 동안 유럽연(EU), 미국 등의 서방국가 대사들과 국제금융기구 대표들을 만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개혁 및 현대화 추진과 유럽연합(EU)와의 협력협정 체결 준비를 위해 EU와 미국, 폴란드,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금융기구 등이 참석하는 국제기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급박한 요청에도 현재까지 구체적 지원 의사를 밝힌 곳은 EU 밖에 없다. 유럽의회 외교위원장 엘마르 브록은 23일 우크라이나 TV 방송 '1+1'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새 정부가 수립되고 나면 EU가 우크라이나의 개혁 추진을 위해 200억 유로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개했다.

브록은 "이 자금이 우크라이나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즉각 지원돼야 한다"면서 "EU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위한 보다 나은 경제 환경 조성과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준비에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야체뉵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정부 구성을 끝내는 대로 IMF와 차관 지원 협상을 시작하라고 조언했을 뿐 직접적 지원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