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군사정권 비밀문서 1천500건 공개 결정

내달 군사쿠데타 38주년 맞춰 일반인 열람 허용

아르헨티나 정부가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에 작성된 대량의 비밀문서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지 '파히나(Pagina) 12'에 따르면 정부는 군사정권의 비밀문서 1천500건을 이달 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비밀문서들은 지난해 11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공군 본부 건물에서 발견됐다. 문서에는 군사정권 수뇌부의 회의 기록 280건과 실종된 민주 인사의 이름이 적힌 명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군사 쿠데타 발생 38주년을 나흘 앞둔 3월20일부터 일반인의 열람을 허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초에는 군사정권이 사찰 대상으로 삼았던 예술인과 언론인, 지식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을 분석한 결과 군사정권은 체제를 위협하는 정도에 따라 사찰 인사들을 F1에서 F4까지 4개 등급으로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공개된 명단은 F4에 포함된 인사 600여 명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3월24일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가 주도한 군사 쿠데타로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1974∼1976년)가 무너졌다. 비델라는 1981년까지 집권했다.

군사정권은 마지막 집권자인 레이날도 비뇨네(85)가 1983년 12월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에게 정권을 이양하면서 막을 내렸다.

비델라는 인권탄압 등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지난해 5월 8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인권단체들은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군사정권 기간에 3만여 명이 납치·고문·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600여 곳의 비밀수용소에서 처형된 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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