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막장 없이 주말극 성공신화 쓸 수 있을까

[이주의 드라마]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30% 돌파, 돌풍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이 막장 없이 주말극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참 좋은 시절'은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오게 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대 가족이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갈등과 사랑, 미묘한 감정을 다루고 있다는 설정은 여느 주말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탄탄한 전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방송가에서 주말극 시간대는 '막장' 시간대로 불릴 만큼 주말극은 빠른 전개와 극단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참 좋은 시절'의 전작 문영남 작가의 '왕가네 식구들' 역시 며느리오디션, 납치자작극, 부부강간 등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참 좋은 시절'은 아직까지 막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호흡을 맞췄던 이경희 작가와 김진원 PD는 담담하지만 설득력 있는 화법으로 '참 좋은 시절'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진원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전작 시청률이 높아 부담 된다"면서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극중 남편이 바람난 여자와 함께 생활하거나, 어린 나이에 얻은 배다른 쌍둥이 남매를 호적에 올린 설정은 막장으로 풀 수 있는 이야기지만 설득력 있는 상황을 제시, 자극 보다는 이해를 택했다.

검사가 돼 돌아온 주인공 강동석(이서진) 외에 경주 지역 최고의 갑부의 딸에서 대부업체 직원으로 몰락한 차해원(김희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강동희(옥택연) 등 각 이전까지 주말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입체적인 캐릭터들 역시 흥미를 끌고 있다.

덕분에 '참 좋은 시절'은 방송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30.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는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전작 '왕가네 식구들'보다 높은 수치다.

물론 배우들의 사투리 등 극복해야할 부분들은 있다. 최근 사투리가 등장하는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도 높아졌다. 심지어 같은 경상도 사투리라도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대구와 부산을 구분할 정도다. 하지만 경주 출신 김상호를 제외한 대다수 주연배우들이 정체모를 사투리를 사용하면서 비판받고 있다.

시청자들의 지적을 보완하고, 막장 없는 개연성으로 '참 좋은 시절'이 주말극 흥행 신화를 새롭게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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