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의 활약에 감동을 받은 한 게이머는 경기를 마치자마자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자유게시판에 김연아를 모티브로 한 ‘피겨퀸 아리’ 챔피언(영웅 캐릭터)을 만들어달라는 요청글을 올렸다. 같은 날 또 다른 게이머는 이 게임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김연아 선수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트루프’ 콤비네이션을 넣어달라고 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무대를 지켜본 게이머들은 17년 간 쉼 없이 달려온 여왕의 피나는 노력에 대해 자신이 즐기고 있는 게임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다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김연아 선수가 은메달을 따자 게임 속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일례로 온라인게임 ‘테라’에서는 러시아라는 이름의 길드(게임 친목모임)가 다른 길드에 의해 게임 속에서 전쟁선포를 받고 있는 이미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에서는 이용자들이 러시아를 상징하는 ‘붉은곰’을 사냥하는 이미지를 올렸고 ‘스타크래프트2’의 게임유닛인 ‘불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용자 게시물도 등장했다.
업계 인사 가운데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는 김연아 선수가 편파 판정 의혹으로 은메달을 따자 SNS를 통해 “김연아가 받은 메달은 은빛이지만 사람들 눈에 금빛으로 보이니 그거면 된 것”이라고 전했다. 최관호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 대표는 “그래도 이건 아니지”라며 아쉬워했다.
금보다 값진 피겨 여왕의 은메달을 기념하기 위한 게임 속 모습도 보였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퍼즐게임 ‘포코팡’에서 ‘타고보니’라는 신규 동물 캐릭터를 기간 한정으로 출시했다. 이 캐릭터는 여성 피겨 의상을 입고 있는 깜찍한 외형과 강력한 기술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피겨 여왕의 멋진 무대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엔트리브소프트의 온라인 야구게임 ‘베이스볼 온라인’에서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가 끝난 직후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지급하는 골드카드를 하나 더 추가해줬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은 금메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 금메달 보상을 하나 더 추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