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순천 모 고등학교 3학년 송모(18) 군이 지난 18일 담임교사 A(남·58)씨의 체벌 이후 13시간 뒤에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과 관련 학교측의 출석부 기록 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BS가 단독 확보한 해당 학교 출석부 기록에는 송 군이 사고 전날인 17일 3교시부터 조퇴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이 경찰에 제출한 영상과 SNS 기록에는 송 군이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는 다른 반 친구들과 만났고,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빠져나왔다는 내용의 학생들 진술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피해 가족은 “사고 후 이틀이 지나서야 학교 교감과 담임교사 등이 병원에 와서 ‘송 군이 월요일에 구토를 해 조퇴를 시켰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러나 친구들의 진술은 전혀 다르다. 출석부 기록을 조작한 것”이라며 학교측 기록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또 “A교사는 20일 오후 학생들 앞에서 ‘송 군이 월요일에 조퇴를 해달라고 해서 조퇴해줬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선생님이 거짓말을 하자 아이들이 출석부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줬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난 20일 오후에야 교육청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이 때문에 학교측이 이틀 사이 사고 전날 뇌사 책임을 줄이기 위해 구토 등의 원인이 된 조퇴기록을 만드는 등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 군이 17일 실제로 조퇴를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학교측은 “해당 내용을 파악 중이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담임선생이 조퇴 문제를 경찰에 진술을 했지 않겠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A교사와 학교측은 “머리를 약하게 친 사실은 있지만 뇌사의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송 군의 의식불명 원인이 A교사의 체벌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또한 피해 학생 가족들이 제기한 출석부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도교육청도 사태의 중대성을 감안해 학교측의 늑장 보고 경위와 출석부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