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테러 희생자 고 김홍열씨 진천 빈소 안치

"다시는 비인도적인 일 없어야" 빈소 눈물바다...24일 영면

성지순례를 하다 이집트에서 폭탄 테러로 희생된 충북 진천 중앙교회 교인 고 김홍열(64, 여)권사의 시신이 21일 오후 진천군 진천읍 백악관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안치됐다.

출국한지 열하루만이며 사고를 당한지 닷새만이다.

이로써 이번 테러로 다쳤거나 숨진 한국인 33명의 국내 귀환절차도 모두 마무리됐다.

김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해 장례식장이 제공한 운구차로 빈소까지 운구됐다.

오후 8시 20분쯤 운구차가 모습을 드러내자 빈소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홀로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김 씨의 시신이 운구차에서 내리자 두 딸과 아들은 '엄마'를 목놓아 외치며 몸을 가누지 못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김 씨의 동생은 "평생소원인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가을에 막내아들 결혼을 시키겠다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소 고인과 함께 했던 일부 교회 신도와 주민들은 한동안 운구차를 쓰다듬으며 오열하기도 했다.

한 교인은 "지옥같이 끔찍한 테러 현장에서 돌아가시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에 힘내시라는 기도라도 드리려고 빈소를 찾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진천 중앙교회는 교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빈소에서 이익상 원로 목사의 집례로 임종예배를 올렸다.

임종 예배에 함께한 유영훈 진천군수는 "이 세상에서 다시는 이런 비인도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번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24일 오전 8시 30분 장례위원장인 정완식 장로의 발인 예배로 발인식이 진행된다.

이후 김 씨 시신은 장지인 진천군 공설묘지로 향해 영면한다.

진천 중앙교회 권사인 김 씨는 지난 16일 오후 이집트 동북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기 위해 출국 절차를 밟다 이슬람 과격 세력의 자살 폭탄 테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고인과 함께 성지순례에 나섰던 나머지 30명은 지난 19일과 20일 두 차례에 나눠 귀국했고 이 가운데 부상자 15명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크게 다치지 않은 15명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출국해 터키와 이집트,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마친 뒤 이날 귀국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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