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4)에게 정중앙이 아닌 자리는 어색했다. 하지만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겠다"는 출국 전 약속대로 김연아는 환하게 웃으며 시상대 옆 자리에 올랐다.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된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김연아는 은메달을 받았다. '피겨 여왕'의 마지막 시상식이었다. 홈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러시아의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못지않은 큰 함성과 격려의 목소리가 현역에서 물러나는 김연아를 배웅했다.
김연아는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SBS'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의 의미가 승부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연아는 "눈물이 나는 게, 자꾸 점수 얘기도 있고 해서 오해를 많이 받는데 끝난 게 너무 홀가분해서 눈물이 나오는 것 같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동안 억울한 점수를 많이 받은 점에 대해 화가 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연아는 "오히려 주변에서 더 화를 내시는 것 같다. 나는 그냥 끝난 걸로 만족한다"며 의연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김연아는 계속 끝, 마지막을 강조했다. "소치를 오기까지 그 결정이 너무 힘들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끝은 온다. 잘 끝나서 기분좋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을 끝으로 김연아는 현역에서 물러난다. 오랜 기간 정들었고 한도 많았던 빙판과도 작별이다.
김연아는 "지금 당장은 계획된 일들이 많다. 휴식도 취하고 싶고 이제는 여유를 가져도 될 것 같아. 그동안 너무 달리기만 했다. 새로운 삶을 찾겠다"며 "너무 어렸을 때부터 언론에 나왔고 나이를 먹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만큼 지켜봐 오신 분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을 갖는 것 같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계속 행복하게 잘 지내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