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금강산 외금상호텔에서는 북측 상봉단들이 도착하기전 남측 가족들이 준비해온 선물보따리를 남측 상봉단 객실로 분주하게 전달했다.
오전 8시 50분쯤 북측 상봉단이 개별상봉을 하기 위해 남측 상봉단이 묶고 있는 외금강호텔에 도착했다.
북측 여성상봉단은 겨울인데도 외투없이 얇은 춘추복 한복을 입고 버스에서 내리면서 모두 동일한 남색 짐가방을 들고 상기된 표정으로 호텔 입구 계단을 올라갔다.
남측 상봉자인 김용자 할머니는 돌아가신 어머니 서정숙씨를 대신에 상봉한 북한 여동생에게 내복과 겉옷, 양말, 커피믹스, 화장품, 초코파이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내복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준비해 놓은 것으로 어머니는 금강산 상봉이 확정된 뒤 돌아가겼다면서 "9월에 원래대로 상봉을 했으면 오셨을텐데…"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빈(79) 씨는 폐암을 앎다가 조금 회복됐다면서 누이와 여동생에게 줄 선물가방 3개에 옷과 약, 과자, 색연필 등을 준비했고 특히 오리털 점퍼는 강릉에 없어서 부산서 사서 장만했다고 했다.
이인성(81) 할아버지는 여동생 정순씨와 금숙 씨에게 주기 위해 북한에서 귀하다는 초코파이 16상자를 샀다면서 북에서 팔면 그게 돈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시납북자 가족인 최남순(64)과 북측 동생 3명은 아버지 최병석 씨와 이름과 나이가 일치하고 고향과 직업은 유사했지만, 가족이 아닌 것 같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최 씨는 "본인과 북측 인원이 생김새가 비슷하고 순자 돌림을 쓰고 있다"며 "기왕에 만났으니 형제 자매 처럼 이산가족 상봉기간 동안 따뜻하게 지내자"고 말하고 미리 준비해온 선물도 전달했다.
개별적으로 선물을 준비한 남측 가족들과 달리 북측 가족들은 북한 당국이 준비한 술 등이 담긴 서류가방 크기의 선물세트를 남측 가족들에게 건내며 서로의 정을 나눴다.
이날 남북상봉자들은 금강산호텔에서 공동중식을 했다.
점심식단은 평양술과 배향사이다, 봉학맥주, 인풍포도술, 오리고기락하생튀김, 왕새우찜, 오이소박이, 샐러드 야채 등이 나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에서 전기를 공급하고 있지만, 기술자들이 대기하면서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금강호텔은 우라 측이 난방과 온수를 미리 점검하고 고령자들을 위해 난방 온도를 높게 유지했다.
북측에서 나온 관계자들은 외금강호텔 로비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때 처럼 언론을 통제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해 남측 기자들과 잠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또 폭설이 내린 원산-금강산 간 도로의 제설작업이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정말 신경많이 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