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증시를 비롯한 채권, 환율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로 충격을 받았던 신흥국 금융시장에는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적완화 축소보다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된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이 기준금리를 지금까지 제시해온 것보다 '상대적으로 빨리'(relatively soon)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일부 매파의 목소리지만 연준 내에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금리 인상 기준에 대한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의 수정 내용이다.
현재까지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당장은 아니고 내년 후반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연준 내에서 금리의 조기 인상 필요성 주장은 소수 의견이다. 다수 위원은 금융위기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조기에 올리면 실물 경제와 경기 회복 기대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 미국 경제가 기준금리 인상을 감당할 정도로 회복됐는지 불확실하다. 최근 발표된 소매판매, 제조업지수, 고용 등의 지표는 부진했다. 혹한과 폭설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미국 경제가 경기 회복 중에 일시적으로 침체에 빠지는 소프트 패치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경기 회복세 지속 여부 판단에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선물시장에서 내년 9월이 유력한 금리 인상 시기로 점쳐지고 있다면서 연준의 일부 위원도 시장의 기대에 맞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앤드루 윌킨스 인터랙티스브로커스 선임 시장분석가는 "현재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은 전날 "연준이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준을 알려주는 선제 안내를 바꾸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변경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5%를 금리 인상 기준으로 제시했고 현재 실업률은 6.6%로 기준에 근접했다.
연준 위원들은 실업률 기준 하향 조정, 물가상승률 변경, 금융시장 불안 요인 등 질적인 평가 항목 추가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미국 언론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새로운 선제 안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