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0일(현지시간) 협상에 열린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괄적인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의제를 확인했고 계속 논의가 필요한 기본틀과 함께 앞으로 넉 달간의 협상 일정을 정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애슈턴 고위대표는 "다음 협상은 3월 17일 빈에서 재개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3월 초 실무 전문가들의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흘 간의 협상 과정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면서 "할 일이 많고 쉽지 않겠지만 시작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8일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곳(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과 독일로 구성된 'P5+1'을 대표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협상을 벌였다.
애슈턴 대표와 자리프 외무장관은 3월에도 양측 대표로 협상에 나선다. 3월17일 협상에 앞서 애슈턴 대표는 3월9∼10일 테헤란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으나 일단 의제 설정과 일정 등 기본 틀 합의가 이뤄지면서 양측은 최종합의안 마련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핵시설 폐기를 둘러싼 이란과 P5+1의 입장차가 커 앞으로 수 개월간 협상에 난항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과 P5+1은 수십 년 갈등 끝에 작년 11월 핵협상을 잠정 타결했고 이번 달 18∼20일 일정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최종 합의안에 관한 협상에 착수했다.
이란과 P5+1은 지난해 11월 핵 프로그램 가동을 일부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완화하기로 잠정 합의하고 1월 20일부터 이행을 시작했다. 양측은 6개월의 이행 기간이 끝나는 7월 20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는 중수로 보유 등 이란 핵개발 활동에 대해 제한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가 꼽힌다. 이란은 아직 완화되지 않은 서방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를 푸는 것을 강력히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