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나 경유, LPG와 같은 연료로 차를 운행할 때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인데 차량이 작고 가벼우면 연비가 좋고 같은 크기나 무게의 차량이라면 엔진의 효율에 따라 연비가 달라진다.
또 같은 차라도 기후나 운전자의 운전습관 등에 따라 연비는 달라진다.
그런데 2013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표준복합연비는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을 주행할 때의 연비를 55% 반영하고 일정한 속도로 계속 달리는 고속도로 주행연비를 45%로 감안해 계산한다.
문제는 전기차의 경우 주입하는 연료의 양을 리터로 계산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물론 완전히 충전된 전기차를 몰고 일정한 거리를 주행한 뒤 다시 충전하는데 필요한 전력량으로 주행거리를 나눠 계산하면 나올 수 있다.
km/kwh로 표기된다.
지난해 출시된 경차를 기반으로 한 한국지엠의 스파크 EV는 5.6km/kwh이고 이보다 큰 준중형인 르노삼성의 SM3 EV는 4.4km/kwh이다.
다만 아직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엔진과 달리 전기차 제작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이렇게 연비를 설명하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 전기차 출시를 발표하면서 한번 충전에 몇 km를 달릴 수 있다고 소개하는 정도다.
먼저 오는 4월 출시 예정이지만 아직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는 기아차의 '쏘울 EV'는 국내복합연비 평가기준에 따라 자체 실험한 결과 한번 충전에 148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쏘울 EV는 환경부에 인증을 신청해둔 상태여서 인증결과가 고시되면 정확한 주행거리와 kwh 당 주행거리도 알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주행거리는 유럽의 연비평가기준인 NEDC mode에 따라 측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비기준은 우리나라의 도로상황에 맞춰 측정하도록 돼 있고 유럽기준은 유럽의 도로사정에 특화된 연비측정 기준이어서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는 힘들다.
다만 BMW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고 있는 520d 모델의 경우 유럽기준으로 할 경우 리터당 22.2km가 나오는데 반해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16.9km가 나와 약 24% 정도 디스카운트 된다.
전기차와 디젤차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디스카운트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환경부의 인증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우선 거칠게 계산한다면 한번 충전에 적게는 99km에서 많게는 121km까지 달릴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환경부의 인증을 받아 지난해 출시한 르노삼성의 SM3 전기차는 한번 충전에 135km를 달릴 수 있고 한국지엠의 스파크 전기차 역시 135km를 달리는 것으로 고시됐다.
또 기아차의 2012년형 레이 전기차는 91km를 달리는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여기다 국내 출시를 저울질 하고 있는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유럽기준으로 175km를 달릴 수 있는데 유럽기준과 국내기준의 차이를 24% 정도로 보고 계산한다면 한번 충전에 133km를 주행할 수 있게 된다.
기아차 쏘울과 BMW i3는 현재 환경부에 인증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닛산의 리프는 아직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