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주 중앙병원에 차려졌던 최 씨의 빈소가 부산 수영구 좋은강안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일 이벤트 회사 직원 신분으로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영상을 촬영하던 도중 변을 당한 최 씨는 지난 18일 경주 중앙병원에 시신이 안치되며 빈소를 차렸으나 찾아오는 조문객이 거의 없었고, 경주체육관 합동분향소에는 영정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과 오랜기간 연락이 뜸했던 데다 2년 전 결혼한 베트남인 아내도 사고 당시 오빠 결혼식 참석차 고향에 가 있던 까닭에 최 씨의 빈소를 지킬 이 하나 제대로 없었다.
최 씨의 외로운 죽음을 안타까워하던 대학 동문들(경성대 연극영화과 동문회)이 최 씨 아내의 귀국과 함께 빈소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뒤늦게 조문의 발길은 시작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영정은 각계의 조문이 잇따르는 부산외대 합동장례식장 한켠에도 자리하지 못하는 처지다.
부산에서 대학을 나와 연극배우 겸 연출자로 활동해온 최 씨는 작품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고 수습의 모든 초점이 숨진 학생들에게만 집중된 탓에 최 씨는 보상 문제에서 마저 소외됐다는 소식이다.
코오롱 그룹 측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40년간 임금과 별도의 위로금을 보상비로 제시한 반면, 최 씨에게는 위로금 지급 의사만을 밝히는 등 차별적인 보상기준을 제시했으며, 이 때문에 발인 날짜와 장지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장례는 추후 보상문제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학 동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지만, 굴곡 많았던 그의 인생사는 치열하게 지켜간 연극무대가 쓸쓸히 막을 내린 것 처럼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