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피해자 진천 귀환…"숨진 분들 생각하면 죄책감"

진천 중앙교회 "국민에게 감사"...부상자도 20일 전원 귀국

성지순례를 하다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교회 일부 신도들이 사고 발생 사흘 만인 19일 귀국해 교회를 찾았다.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한 신도 15명은 이날 오후 5시 45분 귀국한 이들은 인천공항에서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은 뒤 곧바로 오후 9시 40분쯤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에 마련된 고 김홍렬씨의 분향소에 조문한 이들은 교회 신도들과 함께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성지순례단을 대표해 기자 회견을 한 임정순(49, 여)씨는 "국경선을 넘기 전 버스가 정차했을 때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이 터지면서 창과 지붕 등이 모두 날아갔다"며 "이후에는 총소리가 이어지고 버스 앞쪽에서 불이 나며 시커먼 연기가 솟았다"고 당시 사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친 사람을 응급치료하면서 숨진 사람들을 봤는데 너무 처참할 정도였다"며 "숨진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죄책감 마저 든다"고 심적 고통을 털어놨다.


조문을 마친 이들은 이어 이익상 원로 목사의 주재로 신도 200여명과 함께 예배를 올렸다.

이 목사는 "예기치 않은 큰 시련을 잘 극복하도록 하자"며 용기를 북돋웠다.

이 자리에서 박승구 장로는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성지순례를 진행하던 중 고통에 처했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함께 예배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귀국하지 못한 환자가 잘 귀국할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들은 예배를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앞서 교회 측은 이들의 귀국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와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규섭 부목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일부라도 성도 15명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외교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신도들이 정신적인 충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담과 심리적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귀국하지 못한 15명의 신도는 모두 20일 귀국이 결정됐다.

사고수습반 1명과 부상자 13명은 카이로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거쳐 20일 오전 11시 3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부상 정도가 덜한 2명과 수습반 1명은 베이징을 거치는 항공편을 이용해 같은 날 오후 1시 55분쯤 귀국한다.

이들은 모두 현지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귀국과 함께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테러 현장에서 숨진 이 교회 신도 김홍열씨, 현지 가이드 제진수씨, 국내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씨 등 3명의 시신은 21일 오후 4시 24분 인천공항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운구에는 유족 3명과 여행사 관계자 1명이 함께하며 이후 김홍열씨의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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