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LA 한인 운영 복지시설 '복마전'…검찰 기소

수용자 학대·정부 보조금 갈취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 부부가 무허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수용자들을 학대하고 정부 보조금을 갈취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1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검찰청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인근의 아가페 미션 하우스와 아가페 홈 처치 등 2곳의 무허가 사회복지시설 운영자 이강원 씨와 이정환 씨 부부를 보건위생법, 건물안전법, 위생법, 행정법 등 총 90여건의 법규 위반 혐의로 로스앤젤레스 지방 법원에 기소했다.

법원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이미 2곳의 사회복지시설에 법정 관리인을 파견해 수용자들을 돌려보내는 등 시설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들 부부가 정신 장애나 지체 장애인이 대부분인 수용자들을 정신적,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착취했다고 밝혔다. 수용자들은 비좁은 방에 설치된 2층 침대에서 매트리스 없이 2.5㎝ 두께의 얇은 패드를 깔고 잠을 잤고 다락방이나 창고 같은 방에서 잠을 잔 수용자도 있었다.

화장실과 목욕 시설은 하나밖에 없었다.

특히 수용자들은 신자가 아니라도 예배에 반드시 참석해야 했으며 예배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건물 밖에서 잠을 자거나 나무 밑에서 4시간 동안 서 있는 벌을 줬다. 온종일 성경 번역을 시키기도 했다.

이 2곳의 시설은 모두 시 당국의 허가도 받지 않고 운영했다.

마이크 퓨어 로스앤젤레스 시검사장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끔찍하고 비좁고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주거 환경이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매일 악몽 같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이 씨 부부는 또 수용자들이 정부에서 받는 저소득층 생활보조금을 갈취한 정황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J.J. 서먼(38)이라는 수용자는 수용자들이 220달러의 정부 생활보조금과 200 달러 어치의 식료품 구입권을 매달 이 씨 부부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접수된 이 2곳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각종 신고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200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는 자살 기도와 폭행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지역 언론은 수용자들 상당수는 이 씨 부부를 '고마운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씨 부부는 언론과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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