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13년 4분기 미국의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보다 2천410억 달러 늘어난 11조5천2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어난 것으로, 2007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그러나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정점을 찍었던 2008년 3분기의 12조6천800억 달러보다는 9.1%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버트 반 데어 클라우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부총재는 성명에서 "오랜 차입 청산(디레버리징) 후 미국 가계가 다시 돈을 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평소에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 증가는 '양날의 칼'이다. 향후 경제를 좋게 봐 투자 자금을 끌어들여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 높은 실업률과 낮은 소득하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소비주체들이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교육비 관련 대출은 빌린 돈이 투자로 연결되지 못해 경제회복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교육비 대출이 늘어나면 새로운 독립세대의 창출을 억제한다. 교육비 대출 상환 부담으로 대학생과 청년층이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에 얹혀사는 현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부문별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1천520억 달러, 자동차 대출은 180억 달러, 교육비 대출은 530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교육비 대출은 증가 폭이 사상 최대치인 5.2%에 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 미국의 포어클로져(주택담보권 포기)는 2005년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