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에토 보좌관은 '약속을 지킨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란 제목으로 전날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미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실망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오히려 우리쪽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일본에 실망했다고 밝힌 것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막지 못한 것과 관련한) 중국을 향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중국에 제대로 할 말을 못 하는 처지가 됐다"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에토 보좌관은 동영상에서 아베 총리가 작년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기 전, 자신이 미국 측에 총리의 참배 방침을 알리고, 이해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11월20일 미국을 방문,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회담했을 때, '총리는 언젠가 참배한다. 꼭 이해를 부탁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고, 작년 12월 초에는 주일 미 대사관에 아베 총리의 참배에 대해 '가능하면 찬성의사를 표명하길 바라지만 어렵다면 반대는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에토 보좌관은 이어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거론하며 "일본이 아무리 자제하려 노력해도 중국의 팽창정책은 중단되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총리의 (참배) 결단이 있었다"면서 미국은 "동맹관계인 일본을 왜 이리 중시하지 않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에토 보좌관은 자신의 발언을 놓고 파문이 일자 이날 기자들에게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총리 보좌관이라는 입장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발언을 철회하고 동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에토 보좌관의 동영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로 일본 정부의 견해는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다.
스가 장관은 자신이 에토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발언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일 미국대사관 보도 담당자는 이에 관해 "언급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으나 일본 내에서는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미국과 일본의 골이 깊어가는 양상"이라며 "아베 정권이 외교 전략의 중심으로 삼은 미국과 일본의 기축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공명당 정조회장은 "공직에 있는 자는 직분에 맞게 오해를 낳지 않도록 발언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으며 오하타 아키히로(大전<白밑에田>章宏) 민주당 간사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전혀 인식하고 있지 않다. 정권 내부의 해이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