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수고한 사람들을 챙겨야 한다"며 당이 대선공신 챙기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해 전향 논란을 일으켰던 김원길 전 새천년민주당 사무총장과 김경재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을 지목하면서 민주당에서 넘어온 ‘동교동계’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대선에서 통합이란 개념을 가능하게 해준 분들”이라며 김 의원에게 동조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한 동교동계 거물들 중 논공행상에서 대우를 받은 인사는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정도다. '리틀 DJ'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황우여 대표는 "우리도 애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청와대가 워낙 요지부동“이라며 한계를 토로했다.
그러자 김무성 의원은 당 지도부의 특정인사를 겨냥해 “내가 누구 방에서만 들어가는지 다 아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1주년 때도 새누리당 여의도당사 1층 로비에 대선공신들을 생각하며 직접 쓴 ‘안녕들 하십니까’ 소자보를 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대선 1주년 기념식에서 “1년 전 오늘을 생각하면 아직도 헌신과 열정에 눈물이 날 뿐이다. 우리 모두 잊지 말고 가슴 속에 평생 간직하자"는 소자보 내용을 낭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스펙’과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낙하산 소리 듣기 싫다는 이유로 같이 뛰지 못하는 동지들께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며 “국민대통합이라는 거대한 슬로건 아래 같이 동참했던 주요 인사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당 지도부께서는 청와대와 담판을 지어달라”고 당부했었다.
그리고 이날 저녁 김 의원은 선대위 본부장 인사들과 함께 여의도에서 만찬을 가졌다.
김 의원이 소외된 대선공신들을 대신해 또 다시 총대를 멘 것은 대선 때 헌신한 인사들이 등을 돌릴 경우 향후 각종 선거에서 당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역시 낙하산인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에서 소외감을 느낀 인사들이 상대 진영으로 대거 이탈해 다음 선거에서 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또 한 편에서는 김 의원이 주도한 ‘근현대 역사교실’, ‘통일경제교실’ 등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7월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정지작업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