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성접대까지 이용해 이집트 정보 수집"

이집트, 간첩 활동 혐의로 자국인 등 4명 기소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가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붕괴 이후 이집트의 급변하는 정세 정보를 수집하려고 간첩 활동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일간 신문 뉴욕타임스(NYT)와 데일리뉴스이집트 등 외신은 이집트 검찰 소식통의 말을 빌려 모사드에 포섭돼 간첩 행위를 해온 혐의로 두 명의 이집트인을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또 간첩 조직을 만들어 정보 수집과 함께 혼란을 조성해온 혐의로 이스라엘 국적 모사드 요원인 사무엘 벤 자이프와 다비드 와이즈만 등 두 명도 기소했지만, 이들이 체포 직전 이집트를 탈출해 행방이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검찰총장 명의의 성명을 보면 이번 사건은 5년 전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소된 이집트 국적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람지 모하메드 아메드 엘 시비니는 2009년 이탈리아 여행 중 거액을 챙기려고 자진해 모사드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엘 시비니는 이후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그곳에 미리 와 있던 모사드 요원과 만나 지령을 받았다. 이 요원은 이번에 함께 기소된 인물이기도 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그는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등에서 이스라엘 여성 정보요원들과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었으며, 이스라엘 측은 이를 미끼로 그에 대한 밀착 감시와 통제권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엘 시비니는 이어 사르 이브라힘 모하마드 살라마라는 잡지사 여성 기자를 포섭해 무바라크 정권 붕괴를 가져온 이집트 시민혁명(2011년 1월)에 대한 여론에서부터 군부 동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함께 수집해 이스라엘 측에 넘겼다.

모사드에 포섭된 두 사람은 특히 혁명 이후 집권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무슬림 형제단 관련 정보와 해외 거주 이집트인들에 대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대가로 두 사람은 12만5천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자국이 관련된 간첩 사건에 대해서는 함구해왔다.

그러나 극우 성향 방송 '채널 7'(Arutz Sheva)과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주요 언론은 지난달 31일 이집트의 알-하야트 TV 방송이 아랍권의 폭동 배후에 모사드가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내용의 연극 '간첩'(The Spy)을 방영하는 등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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