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직무 중에서는 투자은행(IB) 부문에 종사하는 직원의 억대 연봉자 비율이 높았고 특히 IB 중에서도 인수·합병(M&A) 업무 담당직원은 30% 이상이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은행·자산운용 억대연봉 비중 높아
19일 금융위원회의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은행에서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직원은 2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금융위가 금융연구원에 의뢰해 작년 10∼11월 은행·증권·보험 등 국내 7개 금융업종의 1천70개 금융회사를 조사, 분석한 것이다.
자산운용/신탁은 억대 연봉자 비율이 22.8%로 뒤를 이었다. 두 업권 모두 직원 5명중 1명은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는 얘기다.
은행과 자산운용에 이어 증권/선물회사는 1억원 이상 급여를 받는 직원 비율이 12.1%였고 이어 보험은 11.8%로 조사됐다.
반면 여신전문금융회사는 5.5%에 그쳤고 상호저축은행은 3.3%, 신용협동조합은 1.0%로 조사됐다.
1억∼1억5천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은 직원 비중은 은행이 20.9%로 월등히 높았다. 반면 1억5천만원이 넘는 고액 급여자 비중은 자산운용/신탁이 9.4%, 증권/선물은 5.3%에 달해 은행(2.4%), 보험(1.6%)을 크게 앞섰다.
금융권 전체로는 1억원 이상 급여자 비중이 16.5%로 지난 2012년 말 조사(9.9%) 때보다 높아졌다.
직무별로는 투자은행(IB)의 억대 연봉자 비율이 25.5%, 자산운용은 24.0%로 높은 편이었고 IB 중에서도 인수·합병(M&A) 부문은 31.2%에 달해 억대 연봉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 창구·후선업무에 여성인력 집중
국내 시중은행에서 첫 여성 행장이 나오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의 여성 인력에 대한 상대적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여성의 76.6%가 은행 창구, 고객 관리 등 영업·마케팅 부문에 배치됐고 11.9%는 경영지원 등의 후선 업무를 맡았다.
금융권 여성 직원 10명 중 1명(11.5%)만이 자산운용, 자산관리, 투자은행 업무를 맡는 등 핵심 업무는 여전히 남성들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금융업권의 여성 고용 비율은 44.7%로 전체 산업의 여성 취업자 비율인 42.1%에 비해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직무별로 따져보면, 개인 고객을 접하는 창구 영업이나 사무 보조에 20∼30대 여성 인력을 주로 활용하는 금융계 관행이 그대로 나타났다.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에서는 여성 직원의 각각 84.6%, 77.9%가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직무가 특히 편중돼 있었다.
투자은행(0.6%)이나 자산운용(1.1%), 자산관리(2.6%)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에 종사하는 여성 비중은 극히 낮았다.
남녀 구성비로 봤을 때도 영업·마케팅 부문의 여성 고용 비율이 50%로 가장 높았다. 투자은행(IB) 여성 고용 비율은 17.9%로 가장 낮았다.
세부 직무 중 여성 고용률이 낮은 분야는 M&A(14.8%), 구조화 금융(17.3%), 파생상품 운용(17.0%), 헤지펀드·PEF 운용(15.4%) 투자자문(19.5%) 등이었다.
해외근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직원은 전체 금융기관 종사자의 0.28%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 올해 금융권 채용규모 7천600명
조사대상 금융회사가 앞으로 1년 이내에 추가로 채용할 직원 규모는 총 7천642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신입직은 81.6%인 6천236명, 경력직은 18.4%인 1천406명이었다.
업권별로는 보험이 4천102명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가장 많았고 은행이 2천114명으로 조사됐다. 이어 상호저축(471명), 여신전문(425명), 증권/선물(243명), 신협(172명), 자산운용/신탁(115명)의 순이었다.
자산운용/신탁, 증권/선물, 여신전문 회사들은 신입직보다 경력직을 더 많이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고 직무별로는 영업·마케팅 부문의 채용예정 규모(5천633명)가 가장 컸다.
보고서는 금융업 취업자 수 증가세와 금융업 부가가치 증가율, 대학 상공계열 졸업생 수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약 14만명의 금융인력이 초과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인력의 수급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