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롄잔 명예주석을 만나 최근 65년 만에 열린 양안 간 첫 장관급 회담에 대해 "양안 관계 발전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장관급 회담에서 다양한 합의와 성과를 이끌어 낸 점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중앙통신(CNA)이 전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대규모 민간교류 대표단을 이끌고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롄잔 명예주석은 2005년 국민당 주석 신분으로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 전 주석과 양안 분단 후 처음으로 국공(國共)회담을 열어 화해의 돌파구를 마련한 대표적인 친중성향 인물이다. 시 주석과는 이전에도 몇차례 대면한 적이 있다.
롄잔 명예주석은 시 주석과의 이날 회동에서 "양안 관계는 국제관계가 아니며 이는 이전에 비해 더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지금 이 시간 이후 양안 관계는 한 계단, 한 계단 점점 더 멀리, 점점 더 높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 '양안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92컨센서스'(九二共識)의 기조 아래에서 양안 관계가 진행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11일 양안 첫 장관급 회담 이후 1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양안 정상회담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됐으나 이 문제가 명시적으로 거론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밤 열린 롄잔 일행의 베이징도착 환영 행사에 참석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은 '양국 정상이 보아오 포럼(4월)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양안 문제는 양안에서 만나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국제회의 무대를 빌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양안 민중은 양안 지도자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며 "문제는 언제 어디에서 만날 것인가다"라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두 사람의 회동소식을 전하면서 국가주석, 전 대만 부총통과 같은 직함 대신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롄잔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으로 표기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 기조 아래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AFP 등은 해석했다.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당서기는 이날 롄잔 명예주석에게 '양안이 힘을 합쳐 전 세계의 돈을 끌어모으자'는 문구가 새겨진 '샤오미'(小米) 휴대전화 두 대를 선물했다. '샤오미'는 근년들어 급성장한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롄잔 명예주석은 중국 방문 사흘째인 19일 오전 베이징(北京) 대학교에서 명예교수 위촉장을 받고 오후에는 양안 민간교류 좌담회에 참석해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과 만나는 데 이어 20일에는 외조모 묘가 있는 선양(瀋陽)과 하얼빈(哈爾濱)을 방문한 뒤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