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말 안가르치는 이민자 양육권 박탈"

극우 진보당, 오슬로 시의회에 제안

노르웨이 연립정부를 운영하는 극우 성향의 진보당이 이민자 가정에서 자녀에게 노르웨이 말을 가르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았다.

진보당 전 대표인 칼 하겐은 오슬로 시의회에서 "자녀가 취학연령이 되도록 노르웨이 말을 안 가르쳐 한마디도 못하는 수준으로 내버려둔 이민자 부모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베르덴스 강(VG)이 17일 보도했다.

하겐은 자녀에게 노르웨이 말을 가르치지 않는 이민자 부모에게는 양육 보조금을 중단하고 아이를 사회보육시설에 보냄으로써 양육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가정의 아이들을 맡아서 돌보는 업무를 담당할 별도의 사회통합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다른 정당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조소에 가깝다.

오슬로 시의회 마리안네 마틴센 노동당 대표는 이민가정의 언어지도 계획을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느냐며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시의회 트리네 샤이 그란데 자유당 대표는 "이민가정에서 부모가 모국어 TV 프로그램을 자녀에게 보여주는지 감시하는 것은 노르웨이가 탈 관료주의를 지향하는 것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시의회 외이스타인 순델린 보수당 대표도 이민가정의 보조금 지원을 자녀의 TV 시청과 연관짓는 것이 "매우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결국, 논란은 18일 솔바이그 호네 오슬로시 아동부 장관이 하겐의 제안에 대한 채택을 유보함으로써 일단락됐다.

호네 장관은 "방치된 아동은 당연히 사회가 책임질 것이지만, 자녀에게 노르웨이 말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 자녀를 내버려둔 것인지는 사안별로 따져봐야 한다"고 국영방송 NRK에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연정에 참여한 집권 진보당은 지난 11일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통한 반이민법 채택을 지지하는 등 노골적인 극우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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