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과격 야권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해 여러 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 시위대 측 피해 규모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충돌은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 모여 있던 수천명의 시위대가 시내 그루셰프스카야 거리에 있는 의회 건물 쪽으로 가두 행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날 의회에서는 내각 총사퇴로 공석이 된 새 총리 후보와 개헌 문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경찰이 시위대의 의회 방향 이동을 막아서자 일부 과격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보도블록을 부숴 던지기 시작했고 경찰이 이에 맞서 폭음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충돌이 격화했다.
일부 시위대는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거리에 세워져 있던 트럭을 불태우는 등 과격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과격 시위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여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시위대 200여명은 시내 립스카야 거리에 있는 여당(지역당) 당사를 공격했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고 창문을 깨트리는가 하면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부수거나 불태웠다.
일부 시위대는 철제 출입문을 부수고 당사 건물 안으로 직원들을 포위하고 서류를 빼앗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 사이 대부분의 당사 직원들은 건물에서 빠져나왔으나 일부 직원이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특수부대가 당사 진압 작전에 돌입해 양측 간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날 과격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앞서 지난달 의회에 의해 채택된 사면법 이행 차원에서 사법당국이 체포됐던 야권 인사들을 모두 석방하고 야권은 점거 중이던 관청 건물에서 철수하면서 협상 분위기가 조성돼 가던 가운데 터졌다.
이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 조기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의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던 정부와 야권의 향후 행보가 어려움을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