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국 선양 영사관이 비선라인을 동원해 출입국기록을 불법적으로 수집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주 선양총영사관에서 중국측에 3건의 기록에 대해 정식 발급 신청을 했느냐"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질의에 "3가지 문서를 정식으로 발급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듣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검찰이 대검찰청을 통해 외교부에 공식 요청한 유씨의 출입국기록에 대한 확인서마져 선양 영사관은 중국측에 정식으로 확인 요청을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윤 장관은 선양 영사관이 중국 당국에 사실 확인을 공식 루트를 통해 전달했는 지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선양 영사관이 입수한 문건을 해당되는 대검찰청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24일 중국 심양 주재 한국 영사관을 통해 중국 화룡시 공안국에 유씨의 출입국기록에 대한 '사실조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공문에서 "유씨의 출입국 기록을 첨부하고 이 기록이 화룡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이 맞는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결과적으로 선양영사관으로부터 '출처 불명'의 중국측 공문(사실확인서)을 수령한 셈이 됐고 변호인측으로부터 불법수집된 불법 증거라는 반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병세 장관과 외교부가 문건을 곳곳에서 '수령한 것'이 아니라 '입수했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측이 가짜라고 밝힌 '3가지 문서'를 모두 비선 라인을 통해 확보됐음을 외교부가 이미 파악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외교 장관이 선양 영사관이 확보한 문서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유령 문서'임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검찰은 "정상적 경로를 통해 입수한 것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위조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