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쇼트트랙,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남자 500m- 여자 1000m·3000m 계주서 명예회복 도전

남자 쇼트트랙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 위기에서 마지막 500m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송은석기자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쇼트트랙은 매 대회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말 그대로 '효자종목'이다. 매 대회 우리 선수단은 쇼트트랙이 주축이 되어 메달 레이스에서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직전 대회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과 함께 한국의 주력 종목으로 확실한 입지를 이어갔다. 매 대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안긴 덕에 최근 6개 대회에서 획득한 23개의 금메달 가운데 19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4년 뒤 러시아 소치에서는 한국 쇼트트랙의 명예는 곤두박질했다. 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1500m를 시작으로 5000m 계주, 1000m에서 차례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나마 여자 500m에서 박승희가 동메달, 1500m에서 심석희가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 위안이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명예회복을 위해 한국 쇼트트랙이 복수의 칼을 갈았다. 18일 여자 1000m와 3000m 계주, 남자 500m에 동시 출격해 메달 도전에 나선다. 여자 1000m와 남자 500m는 예선을, 여자 3000m 계주는 결승이 치러진다.

여자 쇼트트랙은 1500m에서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1000m와 3000m 계주에서 말끔하게 씻는다는 각오다. 송은석기자
여자 1000m는 심석희와 박승희, 김아랑이 출전한다. 대회 3관왕 후보로 꼽혔던 심석희가 1500m 은메달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승희 역시 500m에서 예상치 못한 충돌로 놓친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김아랑도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고 시상대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가장 메달 획득이 유력한 여자 3000m 계주는 조해리와 공상정이 가세한다. 이들은 지난 밴쿠버 대회에서 석연찮은 실격으로 올림픽 5연패가 좌절된 아쉬움을 당당히 실력으로 만회한다는 각오다.

앞서 출전한 종목에서 연이은 불운으로 '노 메달' 위기에 놓인 남자 선수들은 이 대회 마지막 종목인 500m에서 박세영과 이한빈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역대 이 종목에서 열세를 면치 못한 데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이 세계랭킹 1위로 군림하고 있어 메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선수들의 굳은 의지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박세영과 이한빈 모두 예선에서 더욱이 안현수와 세계랭킹 2위 샤를 아믈랭(캐나다)까지 상위 랭커들을 예선에서 피했다는 점에서 동반 결승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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