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지방소비세 인상과 지방소득세 독립세 전환으로 자주재원 확충의 여건이 마련됐다고 발표했지만, 재정자립도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18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244개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0.3%로 작년의 51.1%보다도 더 떨어졌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전체 재원 대비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주 재원의 비율을 일컫는다. 지자체가 재정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국고보조금이나 교부세로 충당하지 않고 얼마나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8년 53.9%, 2009년 53.6%, 2010년 52.2%, 2011년 51.9%로 낮아지다가 2012년 52.3%로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다시 추락세를 이어갔다.
올해부터 세외수입 과목이 개편된 것을 고려하면 지자체들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5.0%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안행부의 설명이다.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세외수입 과목 개편 후 기준 서울의 재정자립도가 8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62.1%)과 경기(48.7%)가 뒤를 이었고 전남(13.8%)이 가장 낮았다.
기초 지자체별로 보면 시 단위에선 경기 광주시가 58.5%, 군 단위에선 울산 울주군이 39.9%, 구 단위에선 서울 강남구가 64.3%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경북 상주시는 8.1%, 경북 영양군은 3.9%, 부산 서구는 10.4%로 가장 낮았다.
올해 통합재정수입 기준으로 지방 재정 규모는 148조3천억원으로 작년 145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2%(2조9천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전되는 재원은 국고보조금 37조6천억원, 지방교부세 31조6천억원 등 모두 69조2천억원으로 작년 이전재원 65조7천억원(국고보조금 34조2천억원과 지방교부세 31조5천억원)에 비해 5.3%(3조5천억원) 증가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방세나 세외수입 등 자주재원의 증가폭보다 영유아보육료 등 사회복지비 비중 증가로 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 이전재원의 증가폭이 더 큰데 따른 현상"이라며 "지방소비세 인상과 지방소득세 독립세 전환으로 자주재원 확충의 기반은 마련했지만, 실질적 확충까지는 먼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통합재정수입은 부가가치세에서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이 8%인 것을 가정하고 계산한 것으로, 국회에서 막판 바뀐 것처럼 11%를 가정하고 계산하면 지자체들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0.9%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작년 9월 중앙·지방간 재원조정으로 지방소비세가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5%에서 11%로 확대되고, 지방소득세는 국세인 소득세·법인세의 부가세 방식에서 자체 세율을 갖고 독립하게 돼 지방의 자주재원이 확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