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또 '아베 때리기'…"국수주의로 미일관계도 균열"

잭슨 디엘 부편집인 칼럼…"아시아 안보위기 고조"

"미국 당국자들은 역내 긴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베가 어떻게 움직일지 더이상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잭슨 디엘 부편집인은 17일(현지시간) '일본의 도발 행위'(Japan's provocative action)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우경화 행보를 비판했다.

디엘 부편집인은 몇년전만 하더라도 일본이 미국의 국가안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었지만 아베 총리가 취임 이후 일본을 위험한 시대로 이끌고 있다면서 그런 걱정이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베 총리가 지난 수개월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극단적 국수주의로 방향을 틀면서 중국과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내에서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비롯해 공영방송 NHK 경영진의 잇단 망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의 워싱턴포스트 기고문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디엘 부편집인은 3가지 측면에서 아베 총리의 국수주의 때문에 아시아 안보위기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우선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등으로 인해 일본과 한·중간의 화해 가능성이 사라졌고, 아베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 사이의 관계도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일 양국간 의사소통 단절이 미·중간에 비해 더 심각한 상태라면서 미국 당국자들은 영유권 분쟁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베 총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미국의 말에 귀를 기울일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이처럼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미국과의 의사소통도 단절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에서 도발을 통해 일종의 '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월 아시아순방 일정 가운데 하나로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위기 예방이 공식 의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의 순방 임무 가운데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2일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를 겨냥, NHK 경영진의 군(軍) 위안부 발언 등에 대해 분명하게 규탄할 것을 촉구하는 등 일본 정부의 우경화 행보를 잇따라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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