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무장단체가 민간인 관광객 공격한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
- 자기 세력 과시, 현 정부를 위협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
- 여행사가 관광객에게 위험지역 여부를 반드시 통보하도록 해야 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17일 (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PD)
◇ 정관용> (어젯밤이죠,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 시나이 반도에서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인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당했는데요, 여기는 어떤 지역이고 어떤 배경이 있는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국제분쟁 전문PD죠. 김영미 PD를 좀 연결해 봅니다. 김 PD님?
◆ 김영미> 네, 안녕하십니까? 김영미 PD입니다.
◇ 정관용> 시나이반도라고 하는 곳, 여기가 어떤 곳입니까?
◆ 김영미> 시나이반도는 이집트 남동쪽으로 좀 길게 이렇게 돼 있는 그런 땅인데요. 카이로하고는 꽤 멀어서 차로 한 7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스라엘하고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그래서 대부분의 성지순례 관광객들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갈 때 이번에 사고가 난 타바 국경을 통해서 넘어갑니다.
◇ 정관용> 바로 이 지역에서 과거에도 관광객이나 성지순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들이 있었습니까? 어때요?
◆ 김영미> 이번에 한국인 테러사건 같은 경우는 굉장히 큰 사건이고요. 그 전에는 약간 금품 강탈 정도. 그다음에 우리 국민이 2년 전에, 정확하게 2년 전이죠. 2월 달인데 그때 베두인족에게 납치된 사건, 그 외에는 별로 큰 사건이 없었고요. 주로 그쪽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군인이나 경찰을 주로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민간인 관광객을 공격한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고요. 그다음에 그동안 있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세계가 지금 주목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 정관용> 군인과 경찰을 대상으로 하다가 민간인, 그것도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했다. 어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영미> 제 생각에는 이집트가 관광으로 국가재정을 많이 충당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집트 안에서는 관광객들을 잘 보호해야 된다라는, 그러니까 관광객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동안.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만약에 그런 관광객을 건드렸다면 이거는 현 정부에 대한 어떤 자기 세력 과시,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자기 세력 과시. 또는 현 정부를 위협하기 위한 그런 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특별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생각하세요, 그거는 아니세요?
◆ 김영미> 그거는 아닌 것 같고요. 그 이유는 보통 성지순례단이 많이 오는 때가 한국의 방학 시즌인데요.
◇ 정관용> 1, 2월이죠.
◆ 김영미> 그래서 여름의 7, 8월이나 1월, 2월 겨울 시즌. 특히 겨울 시즌에는 덥지 않기 때문에 이때 많이 몰리는 경향이 좀 있고. 2월달에 많이 성지순례객들이 많이 몰리는 기간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때 베두인 납치사건이 났을 때도 2월달이었고. 2월달에 아마 되게 많이 눈에 띄지 않았나, 한국인 순례단이 워낙 많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눈에 많이 띄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특히 한국인들은 버스도 좀 좋은 버스를 타고 다니고 그래서 좀 식별이 빨리 가고요.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는 성지순례를 많이 오는 나라 중의 하나이죠. 그리고 그 일대는 유태인도 많이 성지순례를 합니다. 그래서 아마 타바 국경을 노리는 와중에 가장 많이 모인 한국인이 타깃이 되지 않았나. 한국인을 직접 타깃한 것은 아니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확률적으로 우리가 걸릴 확률이 높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테러범들이 노리는 것은 그럼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이집트에 찾아가는 관광객 수가 급감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이집트의 재정 수입이 대폭 줄어들게 되고 그렇게 해서 정권을 압박하겠다. 이 반정부 세력들의 그런 노림수다, 이 말씀이시죠?
◆ 김영미> 네. 그거 외에도 자기 세를 과시하기 위한 그런 것도 하나 있습니다. 무장단체들이 시나이반도에 우후죽순 되게 많이 생겼는데 그중에서도 서로 주도권싸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큰 사건을 벌이면 그만큼 자기네 단체이름들이 조금 더 알려지게 되고 그런 것 때문에 아마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트윗을 통해서 자기들이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는 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이것 어떤 단체입니까?
◆ 김영미> 제가요, 되게 오랫동안 이집트나 뭐 리비아나 이쪽에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이름을 좀 많이 외우려고 노력을 했는데요. 초창기에 많이 외우다가 지금은 포기한 게, 하루에도 수십 개씩 이렇게 새로운 이름이 생기기 때문에 제 기억력으로는 도저히 기억할 수가 없는데요. 이번에 그 무장단체도 처음 듣는 무장단체입니다. 그런데 그게 아랍어로 성지를 지키는 그런 사람들, 그런 단체들, 이런 뜻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 타바국경 주변에 있는 지역적인 그런 군소 무장단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혹시 종교적 이유도 있을까요, 이번 테러에? 이슬람세력이 기독교와의 어떤 차이점, 이런 것 때문에 기독교 신자들을 일부러 노렸다든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까요?
◆ 김영미> 아주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닌데요.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걸로 이렇게 한다고 그러면, 그들이 말하는 지하드 성전인데, 이런 지하드를 하기 전에는 그들은 여러 가지 절차가 있어요. 일단, 왜 우리가 이 지하드를 하는지에 대해서 비디오를 만든다든가 아니면 성명을 낸다든가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게 없는 걸 보니까 종교적인 이유가 첫 번째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 지역, 시나이반도뿐 아니라 중동지역 곳곳에서 우리 관광객들 관련된 사고가 종종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럴 때마다 그 위험한 곳에 왜 가느냐. 우리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영미> 국민들이 전 세계의 위험지대를 모두 다 알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안전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있는, 그런 체계적인 그런 시스템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여행사 측에서는 괜찮다고 말을 할 확률이 높죠. 관광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유야무야 가서 또 아무 일 없이 돌아오는 경험이 생기면 또 두 번째, 세 번째도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속단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안전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안전이나 내가 겪지 않은, 내가 안 겪으면 안전한 거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안전 문제를 진단하는데는 굉장히 전문적인 지식과 또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전문적으로 판단된 안전정보를 우리 국민들이 좀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기 위험한데 왜 갔느냐라고 탓을 한들, 그 사고 난 건 돌이킬 수 없는 것이고요. 지금으로부터 예방을 한다고 치면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정부에서도 여행경보제도라는 걸 만들어서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 그런 조치들을 해 놓긴 해 놨는데. 그래도 그냥 조금 아까 우리 김 PD가 설명한 것처럼, 한번 갔더니 별일 없더라. 그래서 또 가고, 또 가고. 사실 여행경보제도라고 하는 제도를 만들어도 별로 실효성이 없는 것 같아요?
◆ 김영미> 여행경보제도라는 것이 외교통상부에서 단순히 어나운스(announce)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그것을 여행사에서 의무적으로 그 해당 국가의 안전정보를 관광객들한테 의무적으로 알려줄 것이라는 이런 조항이 좀 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런 사고가 났으니 그 성지순례객들을 데리고 간 그 여행사가 만약에 그런 의무 조항이 있었다면 시나이반도에 대한 얘기를 분명히 했을 거고, 관광객들은 판단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빠졌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여행사에게 의무적 통보의무를 부여하도록 하는 것, 이런 것들이 필요하겠군요. 고맙습니다.
◆ 김영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국제분쟁 전문PD 김영미 PD. 지금 아프리카 취재 중인데, 아프리카까지 전화연결을 좀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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