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류셴코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척추 부상 악화를 이유로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 직전 기권을 발표하고 곧이어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플류셴코는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체전 경기 이후 척추 부상 악화로 개인전 출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피겨스케이팅연맹 측에 알렸지만 연맹은 그에게 출전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플류셴코는 "러시아 대표팀이 (지난 10일) 단체전에서 예상 밖의 금메달을 딴 이후 연맹이 내게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와 단체전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미 허리 근육에 통증을 느껴 다른 선수를 내보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맹 측은 개인전에서도 플류셴코가 출전해야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판단해 그에게 출전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개인전 출전 선수를 교체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빙상 연맹 측은 플류셴코의 자기 홍보전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알렉산드르 고르슈코프 연맹 회장은 "올림픽 시작 때부터 모든 결정은 플류셴코 스스로가 내렸다"며 "연맹은 그에게 어떤 압력도 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플류셴코의 주장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인터뷰 발언에 따른 파문이 커지자 플류셴코는 곧이어 연맹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연맹의 누구로부터도 압력을 받지 않았다"고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그는 "CNN과 영어로 인터뷰를 했는데 내가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해 답변이 잘못 해석된 것 같다"면서 "게다가 내가 영어 질문의 의미와 뉘앙스를 항상 충분히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플류셴코는 지난해 1월 말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연기 도중 넘어져 심한 부상을 당했다. 이후 곧바로 이스라엘로 날아가 척추 디스크를 인공 디스크로 바꾸는 대수술을 받았다.
플류셴코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2002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준우승한 러시아 피겨의 자존심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허리 부상에 시달린 그는 소치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출전권을 후배에게 미루고 단체전에만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를 대신해 러시아 대표로 선발된 막심 코프툰(19)이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5위에 머무는 등 부진을 보이자 다시 러시아 대표로 복귀했다.
그는 앞서 10일 치러진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올라 개최국 러시아가 단체전의 초대 우승국이 되는 데 큰 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