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은 지난 14일 소치가 속한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체르케스 소수민족 지도자인 아스케르 소흐트를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 7일에도 러시아 남부 날치크 지역에서 소치 올림픽 반대 시위를 하려던 체르케스 활동가 수십명을 검거했다.
체르케스 민족은 한때 캅카스와 북해 북쪽을 지배한 소치 토착민이다.
그러나 1817~1864년 캅카스 전쟁에서 패하면서 이 지역을 제정 러시아에 넘기게 됐다.
2014년은 마지막 캅카스 전쟁이 있은 지 150년이 되는 해다. 당시 체르케스 민족은 현재 소치 올림픽 설상경기가 열리는 크라스나야 폴라냐 산악 지역을 지키려고 끝까지 버텼지만 결국 패배했다.
체르케스 민족은 이후 러시아가 체르케스인들을 대량 학살하고 수십만명을 강제로 추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체르케스 민족은 유럽과 미국, 터키, 시리아, 이스라엘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 있는 체르케스 민족은 80만명으로 추정된다.
체르케스 활동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소치가 체르케스 민족의 오랜 고향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부 활동가는 소치 올림픽 반대 웹사이트(nosochi2014.com)를 개설해 '소치, 집단 학살의 땅'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올림픽 반대 캠페인을 벌여왔다.
체르케스 출신 건축가 압둘라 베르시로는 "문제는 올림픽이 우리 땅에서 열리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올림픽을) 선언했을 때, 우리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우리가 여기에 산 적이 없었다는 것처럼 우리를 잊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