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두번째 반군세력, 대선 참여 결정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이어 두번째로 큰 반군단체가 대통령 선거 참여를 결정했다.

'히즈브-에-이슬라미'(이하 히즈브)의 정치위원장인 가이라트 바히르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과 한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히르 위원장은 "지도부가 전날 열린 회의를 통해 전국의 지지자들에게 '대선 유세에 적극 참여하고 쿠트부딘 힐랄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히즈브 간부였던 힐랄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히즈브 정치위원장을 지낸 힐랄은 오는 4월 5일 실시되는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이 3선 금지 헌법조항에 따라 출마하지 않는 이번 대선에는 힐랄을 비롯한 11명의 후보가 나섰다.


히즈브는 탈레반이 집권하던 시기(1996∼2001년)에는 경쟁세력으로서 탈레반에 맞섰지만 2001년 미국 침공으로 탈레반이 권좌에서 밀려난 이후에는 탈레반과 합세해 미군 위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을 공격해왔다.

히즈브의 수장은 아프간 총리를 지낸 바 있는 굴부딘 헤크마티아르다.

히즈브의 이번 결정으로 탈레반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이 외국 침략군 점령하에 있는 한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이 불가능하다"며 대선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탈레반 내부에서 대선 참여 문제로 이견이 불거진 상황에서 히즈브의 대선 참여결정이 나옴에 따라 탈레반내 '대선 참여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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