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 버스 폭탄 테러로 숨진 제진수(56) 씨의 지인들은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비탄의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카이로의 한 중견 여행업체 한국인 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 씨와는 형님, 동생 하며 지낸 사이였다"라며 "두루두루 모가 안 나고 성품이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제 씨와는 이틀 전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며 "이렇게 좋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22년여 간 이집트 여행업계에 종사한 제 씨는 이 분야의 중견 원로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교민 사회에 따르면 제 씨는 이집트 정착 초기 당시에는 식품회사 책임자로 근무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 여행업계에 뛰어들어 현지에서 20년 넘게 '블루스카이 트래블'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했고 한 때 이집트 한인회에서 감사를 역임하는 등 한인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또 다른 한국 여행업체 관계자도 "20년 이상 가이드를 하시고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조언을 해 주신 분"이라고 애통해 했다.
그는 "제 씨는 이집트 여행업계에 어떤 일이 생기면 '이렇게 대처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기도 한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제 씨의 별명이 '정의의 사나이'라고 전했다.
제 씨는 부인과 두 딸을 두고 있으며 딸들은 모두 한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 씨의 부인 송모 씨는 사건 발생 직후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남편에게 휴대전화를 걸면 신호는 가는 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직 살아 있는지 확인이 안됐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송 씨는 "남편은 한국에서 온 관광객과 함께 오늘 타바를 경유해 이스라엘로 넘어갈 예정이었다"며 "도시락을 32인분 준비했기 때문에 그 버스에 탑승한 한국인은 32명이 맞을 것"이라는 말로 짧은 통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