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지난해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이 무너지는 등 치안 공백이 계속되며 이슬람 무장단체 세력의 테러도 거세졌다.
하지만 그간 공격 대상은 정부군과 경찰, 기독교계 인사 등에 한정됐고, 이집트의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관광객이나 민간인 대상 공격은 없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2004∼2006년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남부 지역에서 120명이 희생된 후 처음 일어난 관광객 대상 테러"라며 "관광객을 겨냥한 공격이 횡행했던 과거의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에선 지난 1997년 룩소르의 한 사원에서 테러단체의 무차별 총격으로 58명의 관광객이 사망했다.
2004년엔 타바 힐튼호텔 등에서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관광객 등 34명 죽고 159명 부상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 한국인 탑승 관광버스 테러도 타바 힐튼호텔 앞에서 내리던 중 발생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이같은 대(對) 관광객 테러는 관광산업을 위축시켜 이집트 정부를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관광산업은 이집트 경제의 11%, 외화수입의 20%를 차지하는 성장엔진과 같은 산업이다.
과거 이슬람 급진단체를 이끌었던 카말 하비브는 워싱턴포스트(WP)에 "무장단체의 테러 대상이 (군·경에서) 관광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무장단체의 성전에) 새로운 단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주요한 외화 수입원인 관광산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 공격은 없었다"며 "시나이 반도의 리조트들은 러시아나 이탈리아, 다른 유럽 국가들이 직항편을 운영하는 등 유일한 양지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이집트 정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국 혼란을 겪으며 이집트 대부분 관광지의 수입 급감을 겪은 이집트 정부는 홍해를 찾는 여행객 덕분에 여전히 관광객들로 붐비는 시나이반도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헤샴 자아주 이집트 관광부 장관은 사건 직후 파리발 룩소르행 관광객을 마중하려던 기존 일정 등을 모두 취소하고 한국인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재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존 앨터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이 사건으로 결국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앞으로 수년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NYT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