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올림픽 출전이었지만 대한체육회가 동메달을 예상할 정도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적잖았다. 신미성, 이슬비, 김은지 등 선수들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 나갔고, 막내 엄민지는 눈물 자국이 완연한 표정이었다.
스킵(주장) 김지선이 대표로 나서 4강행이 좌절된 첫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김지선은 "아직까지는 (눈물을) 참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컬링 역사의 시작이다. 응원해주면 다음 번에는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씩씩한 음성으로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컬링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핸드볼처럼 '제 2의 우생순'으로 관심을 받은 데다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등 선수들의 빼어난 외모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연인들의 날,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 데이 때는 여자 컬링 한국과 중국이 만나는 묘한 인연도 펼쳐졌다. 당시 외신을 통해 쉬 샤오밍은 아내의 나라 대신 중국을 응원한 반면 김지선 역시 한국을 응원하겠지만 같은 상황이라면 남편을 응원하겠다며 뜨거운 부부애를 과시했다.
그렇다면 과연 당일 밸런타인 데이 때는 어땠을까. 김지선은 "올림픽 기간이다 보니 (남편에게) 초콜릿을 주지 못했다"면서 "이미 결혼을 한 상태다 보니, 밸런타인 데이보다 올림픽에 매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 등의 선물을 주는 3월 14일 화이트 데이는 어떨까. 이에 김지선은 "중국에는 화이트 데이가 없어서 서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역사적인 첫 올림픽 출전으로 결혼 후 첫 밸런타인 데이에서 남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김지선. 과연 내년에는 남편의 점수를 딸 수 있을지, 컬링 시합에서 점수를 따내는 데 더 집중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