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신곡 'Beep'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미스터리'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던 그는 이번엔 직접 가사까지 붙이며 성숙해진 음악적 감수성을 뽐냈다. 또 최근 발발한 가요계 섹시 전쟁과 후배들의 '성인식' 무대에 "나 처럼 나오기 쉽지 않다"고 말하며 웃으며 여유 있는 중견 가수의 면모를 드러냈다.
▶다음은 박지윤과 일문일답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걸스데이 'Something'은 박지윤 씨의 '성인식'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이번 설 특집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성인식'은 빠지지 않고 나오더라
-그런 후배들을 보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잘해봐라. 나만큼 나오기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웃음) '성인식'이 2000년에 발표된 곡인데 아직까지 회자되는 것을 보면 굉장히 히트한 노래라는 걸 느낀다. 지금 그 노래를 부르라 하면 부를 수 없을 것 같다. 30대 농염한 섹시미로 하면 부담스럽다고 욕만 먹었을 거다. 아무것도 모르는 스무살 애가 그러니 더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성인식' 때문인지, 이번 신곡에 대해서도 '섹시' 콘셉트가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다
-이번 신곡은 '미스터리'와 연장선에 있다. 사람들이 박지윤을 기억할 때 워낙 섹시가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여자로서 섹시는 다양한 매력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섹시가 메인으로 부각되길 원하지 않는다. 가사나 노래에 맞춰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Beep'은 남자에게 이별을 예고하며 다른 남자를 만나겠다고 말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나쁜 여자'다.
-과거에 경험했던 이별담을 토대로 가사를 붙였다. 이전엔 추상적인 가사를 많이 썼는데, 이번엔 대담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그렇다고 직접 양다리를 실천한 것은 아니다.(웃음) '이별을 할 때 이런 생각을 했었지'라는 것들을 끄집어냈다.
▶윤종신과 두 번째 작업이다. 이번엔 어떤 조언을 해주던가
-회사에 오자 마자 더 밝아지라고 하더라. '미스터리'로 우리가 가고자 했던 이미지를 보여줬던 것 같다. 윤종신 씨는 '박지윤이 아직도 살아있고, 30대에도 예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댄스 가수로 박혀 버린 이미지도 걷어내고. 그래서 정규 앨범이 아니라 1년에 걸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노래를 내놓고 있다.
▶'미스터리'때 보다 아이돌들의 기세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정말 많은 아이돌이 나온다. 음악적 완성도도 높다. 그래서 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노래를 하는 것으로 차별화했다. 가사 작업을 할 때에도 공감대에 집중했다. 무대도 밝고 신난다. '미스터리'보다 화려하고 안무도 동적이다.
-30대만의 매력이 있다. 20대는 그 자체가 예뻤다면 30대는 20대 때 경험한 것들을 다져가는 시기다. 이전엔 나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고 기획대로 짜인 것에 맞췄다면, 이제는 나만의 음악적 색깔과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일단 노래를 할 때 감정표현부터가 다르다.
▶박지윤 하면 떠오르는 게 '방부제 미모'다. 데뷔 때엔 성숙한 미모였는데, 지금까지 달라진 게 없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는데, 성형하지 않은게 도움이 된 것 같다.(웃음) 어릴 땐 부모님이 고치는 것을 정말 싫어하셨고, 지금은 제가 그러고 싶지 않다. 주변에서는 '어디만 하면 더 예쁠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다들 너무 고치니까 그게 싫었다. 이제는 고치지 않았다는 것에 프라이드가 있어서 더 손대고 싶지 않다.
▶앨범 외에 연기, DJ 등 다방면으로 재능을 선보였다. 노래 외 활동은 언제쯤 볼 수 있나
-하고는 싶은데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만약 연기자로 전업해서 활동한다면 또 상황이 다르겠지만, 계속 앨범 작업 중이니 쉽지 않다. 그래도 계속 작품은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