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재앙수준' 제설·복구작업 '안간힘'

14일 강릉지역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제설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제설차량들이 도심도로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쏟아지던 기록적인 폭설이 그치면서 제설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인 눈이 워낙 많은데다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4일 강릉시 교동의 한 도심도로. 오후 들어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눈이 그치고 종종 햇살도 비치면서 제설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었다.

도심 도로가에 쌓인 눈을 굴삭기가 쉴 새 없이 퍼내고 덤프트럭이 연신 눈을 실어 나른다.

제설차량이 도심도로를 쉴 새 없이 오가면서 눈 속에 묻혀 있던 아스팔트도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도심 전체를 뒤덮고 있는 눈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 보인다.

지난 12일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눈은 북강릉 41.1cm, 동해 32.5cm, 삼척 25cm 등을 기록했다.

여기에 앞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1m가 넘게 내렸던 기록적인 폭설을 합치면 강릉 도심지역에만 150cm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14일 강릉지역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제설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제설차량들이 도심도로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주택가와 이면도로 곳곳에도 제설장비가 투입돼 길을 뚫고 있지만 이 곳 역시 역부족이다.

좁은 공간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과 눈 속에 파묻혀 방치된 차량들로 제설작업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설작업을 하던 한 굴삭기 운전기사는 "눈의 양이 엄청나기도 하지만 가뜩이나 좁은 길에 차량들이 눈 속에 파묻혀 있어 제설작업을 하기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했다.

연일 제설작업에 지친 주민들도 눈이 그치자 다시 한 번 힘을 내 눈삽을 들고 온 종일 눈과의 전쟁을 치렀다.

주민 이성만(79.강릉시 교동)씨는 "일주일이 넘도록 눈을 치우다 보니 이제는 허리가 아파 눈 삽을 들기도 힘든 지경"며 "하지만 주민 모두의 편의를 위해 나부터 내 집 앞 눈치우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주민 정석화(83.강릉시)는 "강릉에 살면서 여러번의 폭설을 경험했지만 이번 눈은 그냥 폭설이 아니라 마치 '재앙'과도 같았다"며 "눈을 치워도 더 이상 쌓아둘 곳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

이날 하루 동안 동해안 지역에만 1천5백여 대의 장비와 5만1천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또한 전국에서 지원을 나온 만4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폭설로 피해를 입고 있는 동해안 주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설 앞에 여전히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도심기능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 투입되고 있는 장비와 인력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타지역에서 올라오는 장비와 자원봉사자들의 온정이 잇따르고 있다"며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빠른 시일내 정상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17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또 다시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겠다고 예보하면서 동해안 각 시·군과 주민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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