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경은 14일 민주당 주승용(여수을) 의원이 방문한 자리에서 "사고 당시 원유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으나 나프타 성분이 유출된 사실을 사고 이틀째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여수해경의 방제 장비 중에 방독 마스크가 아예 마련되지 않아 초기 방제에 나선 해경 직원들은 방진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이날 나프타 등 화학물질에 대한 초기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시간이 지났지만 피해 지역인 여수시 신덕동 주민 전원에 대한 정밀 건강진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유류유출 뒤 인체피해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고 방제에 나선 주민과 자원봉사자 중 400여명이 유독가스에 노출돼 병원치료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건강검진과 역학조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또 긴급 방제 매뉴얼 미준수, 방독 마스크가 아닌 방진 마스크 지급 등 사후 처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GS칼텍스, 해경, 지자체가 이런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종합적이고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시급히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상배 여수해경 서장은 "방독 마스크가 없어 초기 진화에 나선 해경 직원들도 방진 마스크만 착용했을 뿐"이라며 "원유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으나 이틀째부터 나프타 성분을 알게 됐다"고 화학제품 사고 대응 미비를 인정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5분께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에서 싱가포르 선적 16만4천톤급 유조선 우이산호가 송유관 시설을 들이받아 나프타 69㎘를 비롯해 원유 70㎘, 유성혼합물 25㎘ 등 모두 164㎘의 기름이 유출됐다.
방제작업을 벌이던 신덕동 주민과 자원봉사자 등 모두 400여명이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