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이날 '중미관계에 신활력 주입'이라는 제목의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의 기고문을 1면에 싣고 케리 장관의 방중을 환영했다.
'미국통'으로 꼽히는 롼 부소장은 서두에서 올해가 중미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들며 "35년 전에는 세계가 중미관계 개선을 필요로 했다면 오늘날에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초월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전쟁을 두고 '패권국과 신흥 강국은 싸우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한 내용으로 최근의 중미관계를 이야기할 때 종종 거론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이 중미 간 신형대국관계를 만들어가기로 합의한 점, 양국의 무역규모가 5천억 달러를 초과한 점 등을 작년 이후 두드러진 양국관계의 특징으로 부각한 롸 부소장은 일본 우익의 '역사 역주행', 남해(남중국해) 문제 등 적잖은 갈등 요인이 존재하지만, 양국은 계속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케리 장관의 방중과 관련한 두 편의 논평을 잇따라 내보냈다.
이 관영매체는 워싱턴발로 타전된 '케리의 방문은 새해 중미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는 제목의 글에서 "케리는 (베이징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게 될 것"이라며 환영 쪽에 방점을 찍었다.
또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중미 간 신형대국관계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는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방중 기간에 케리 장관은 일본의 최근 동향과 관련해 각종 '요구'를 들어주는 상황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특히 '책임감 있고 편견 없는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항상 환영받을 것'이라는 베이징발 논평에서 "그(케리)가 만약 중국에 대해 단순히 강경입장을 취하고 계속 동맹인 일본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자신의 방문에) 더욱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더욱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양국의 새로운 신형 대국관계 형성에 난기류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화통신은 '일본의 지도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응석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케리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이처럼 환영·경고의 목소리를 동시에 쏟아낸 것은 결국 케리 장관에 대해 양국 간 신형 대국관계에 방중 초점을 맞추고 중국의 핵심이익이 걸린 중일 간 문제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될 수 있으면 중국을 자극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