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공보관 알렉세이 자이체프는 "12일 저녁 서방이 제출한 대(對)시리아 결의안의 대안에 해당하는 러시아 자체 결의안을 안보리 회원국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이체프는 그러나 결의안 초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호주, 룩셈부르크, 요르단 등은 시리아 내전 당사자들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거나 인도주의적 원조를 방해하면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유엔헌장 7장의 무력 제재 조항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지지 의사를 표명한 서방 측 결의안은 시리아 내전 당사자들에게 결의안 채택 이후 15일간의 유예 기간에 시리아 주민들에 대한 구호물자 지원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력 제재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서방 측 결의안 초안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실과 동떨어진 문서라고 비판했고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 결의안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중인 시리아 평화협상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보리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겐나디 가틸로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서방 측 결의안은 자신들이 내세운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리아 정부에 무력 제재를 가하기 위한 근거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서방 측 결의안 초안을 비판한 러시아가 자체 초안을 제출함으로써 안보리 내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유엔 공보실은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14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서방과 러시아가 제출한 두 개의 결의안 초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