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뺀 사교육 경감방안…'반쪽대책' 전락

교육부가 사교육 부담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쉬운 수능 영어 원칙만 제시한 채 사교육 비중이 큰 수학은 외면해 핵심을 비켜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능 영어에 대한 출제 경향을 발표했다. 영어 출제 범위를 크게 줄여 수험생과 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수능 영어 문제를 쉽게 출제해 과도한 영어 사교육을 잡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능에서 수험생의 영어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는 있으나 현재와 같은 치열한 대입경쟁 구도에서 영어 사교육비가 과연 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총은 이와 관련해 “사교육 유발의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의 제안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수능에서 영어가 쉽게 나올 경우 변별력을 잃어 1-2문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어 고득점 경쟁이 줄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어 과목이 변별력을 잃으면 수학 등 다른 과목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교육부 사교육 경감 대책에 수학이 빠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어만 강조할 경우 수학을 비롯한 다른 과목의 사교육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입에서 영어와 수학 성적에 대한 비중이 큰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영어와 수학 두 과목에 대한 사교육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2012년 통계청의 사교육비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47.8%, 영어는 46.3%로 집계됐다.

수학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6조원, 영어는 6조5,000억원으로 나타나 수학, 영어 사교육을 시키느라 학부모들의 허리가 휠 지경이다.

교육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수능에서 어려운 수준인 영어 독해와 작문, 심화영어회화를 빼고 영어I과 영어II 만 출제범위에 포함시키는 대책을 내놨다.

또 학생부 전형에서 자기소개서에 공인어학성적을 기재할 경우 0점으로 처리하는 등 외부스펙반영 제한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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