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천곡중학교 1학년 김동환 군은 초등학교 6학년때 감기후유증으로 갈랑바래증후군을 앓았다.
중학교를 진학했어도 그는 아직까지 스스로 걷기 힘들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차를 타고 학교 운동장 안까진 들어와도 교실이 있는 3층까지 김 군을 업고 올라가는 것은 항상 김 군 어머니 몫이었다.
하루는 지나가던 3학년 임우석 군이 두 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그리고 말을 건넸다.
"어디 가세요?"
자초지종을 들은 임 군은 "도와 드리겠다"며 김 군을 힘껏 업었다.
"아주머니가 자그만한 덩치의 1학년생을 업고 계단에 오르셨는데, 안타까운 마음이었어요. 당시로는 돕고 싶다는 생각 뿐 이었어요"
두 학생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임 군은 담임 선생님께 김 군을 돕고 싶다고 한 뒤, 1년 동안 흔쾌히 자신의 등을 내주었다.
"처음에 동환이는 다리가 많이 불편해 서 있기 조차 힘들 정도였어요. 계속 재활치료를 받고 이제는 부축만으로 계단을 오를 때 가장 기뻤어요"
임 군은 장애 특수학교인 울산 메아리학교와 태연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큰 아버지 두 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때문에 일찍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장애인에 친숙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임 군이 13일 졸업을 하게 됐다.
김 군은 자신의 발이 되어준 선배에게 직접 준비한 선물을 전했다.
"우석이 형 덕분에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무거웠을 텐데…그 동안의 고마움을 어떻게 다 전할 수 있겠어요"
그렇게 김 군이 고마움을 전달하자 '착한 선배' 임 군은 오히려 손사래를 친다.
"동환이가 고맙다고요? 에이, 제가 더 고맙죠. 동환이 업고 계단 오르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다보니 제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할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