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래와 콘셉트를 한꺼번에 소개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는 섹시 콘셉트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섹시라는 하나의 콘셉트를 앞세우다 보니 뮤직비디오를 보다보면 겹치는 아이템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그야말로 섹시를 위한 공식 아이템인 셈이다.
아이템 1. 침대
하얀 침대보로 쌓인 침대는 걸그룹 뮤직비디오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기 아이템이다.
스텔라의 '마리오네트', AOA '짧은치마'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멤버들의 몸을 훑는 앵글로 뮤직비디오가 시작된다. 걸스데이 'Something'에도 침대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레인보우 블랙 '차차' 뮤직비디오는 침대를 대신할 넓은 소파가 등장해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아이템 2. 속옷
침대와 함께 편안함과 섹시함을 강조하는 란제리룩도 섹시 콘셉트의 필수 아이템이다. 야하고 화려한 속옷 보다는 오버사이즈의 상의에 짧은 하의를 매치해 보일 듯 말 듯 관음증을 자극하는 게 포인트다.
'섹시 끝판왕'을 선언한 스텔라의 경우 타이트한 맨팔옷에 팬티만 입은 장면까지 등장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이템 3. 욕조
샤워 혹은 목욕 장면 역시 단골 손님이다보니 욕조도 사랑받는 아이템 중 하나다.
AOA '짧은치마'와 스텔라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에서는 거품이 가득 찬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는 모습이 수차례 등장했다. 걸스데이 'Something' 뮤직비디오에서는 거품과 물도 없는 욕조에서 혜리가 누워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아니지만 달샤벳 역시 'B.B.B'를 공개하는 티저 소품으로 욕조를 택했다. 멤버들은 욕조에 누워 각자 포즈를 취하며 섹시미를 과시했다.
아이템 4. 음식
섹시 걸그룹 사이에서도 '먹방'이 유행이다.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에서 나아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정과 상황 설정으로 섹시함을 드러내는 것.
레인보우블랙 멤버들은 마카롱과 케이크를 섹시한 표정으로 시식했고, AOA 역시 딸기는 물론 생크림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으며 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스텔라는 우유를 마시다가 가슴골에 흘리면서 가장 센 수위의 섹시 먹방을 선보였다.
아이템 5. 거울
거울 역시 섹시함을 돋보일 수 있는 아이템. 걸스데이, 레인보우블랙, 달샤벳, AOA 등이 안무를 선보인 세트는 거울 위나 옆에서 춤을 추는 인상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바닥을 기거나 벽을 짚는 퍼포먼스를 할 때 시각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연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뒷모습을 내비치는 장면도 섹시 콘셉트 뮤직비디오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틀에 박힌 섹시, "질린다" 우려도
최근에 등장한 걸그룹들이 똑같이 '섹시'를 표방할 뿐 아니라 이를 강조하기 위한 아이템 역시 겹치면서 "질린다"는 반응도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섹시하면 떠오르는 소품들로 가득 채워진 만큼, 틀이 박혀 버렸다는 것.
때문에 최근 컴백을 예고하는 여가수들은 다른 섹시함을 선보이거나, 아예 탈(脫) 섹시를 선언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박지윤과 소녀시대다. 박지윤은 '성인식'을 통해 아직까지 섹시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청순 발랄한 음악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소녀시대 역시 2월 컴백을 앞두고 "섹시 콘셉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 음반 관계자는 "섹시함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모든 장면과 아이템은 다 나온 것 같다"며 "이제는 부담스럽지 않고, 질리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