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사투' 벌이던 진천 40대 공무원 뇌출혈로 쓰러져

사회복지 업무 많아 야근 잦아…살처분까지 동원돼 '파김치'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살처분 전쟁'을 벌이는 충북 진천군의 40대 공무원이 뇌출혈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진천군 주민복지과의 정모(41·7급)씨가 12일 오후 8시 30분께 퇴근을 하다 집 앞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정씨는 곧바로 청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정씨는 군내 경로당 270여 곳과 사회복지시설 17곳을 관리하며 노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사회복지 관련 업무가 몰리면서 1주일에도 몇 차례씩 야근할 정도로 많은 업무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달 27일 진천에서 AI가 발생한 뒤 공무원들이 거의 매일 살처분에 동원되고, 10여 곳에서 운영되는 방역초소 등에 투입되면서 힘들어하고 있다.

정씨도 설 다음 날인 지난 1일 이월면의 한 농장에서 오리를 살처분했고, 이날도 살처분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지난 2일과 7일에는 살처분 현장과 방역초소 급식 배달 인력으로 편성돼 점심, 저녁, 밤참 등을 배달하기도 했다.

정덕희 노인장애인팀장은 "정씨는 어제 감기 기운이 있다고 피곤해하면서 밀린 업무 때문에 야근을 하고 퇴근했다"며 "최근 전 직원들이 잇따른 살처분 현장과 방역 초소 투입돼면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지역에서는 3개 농가에 AI가 발생해 이날까지 51만 마리를 오리와 닭을 살처분했고, 19만 마리의 닭을 더 살처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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