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겸용주택(상가주택)은 상가와 주택이 붙어 있는 일명 주상복합건물이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자신이 직접 주택에 거주하면서 상가와 주택에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층은 상가ㆍ사무실 등 비거주용으로 임대하고, 2~4층은 주택으로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상가주택은 1기 신도시가 조성되던 1990년대 중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가 공급되면서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시들해진 이후 여유자금으로 안정적 생활을 원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수도권 상가주택에 투자를 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상가주택 투자는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를 매입한 뒤 전문업체에 의뢰해 신축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투자금은 수도권의 경우 7억~15억원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판교신도시) 카페거리,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서래마을 카페거리는 상가주택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지역이다.
하지만 상가주택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건 아니다. 일단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 대기업 입주 등 고정수요를 갖춘 지역을 선별해 투자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도로와 접해 있는지, 상권의 입지 조건은 어떤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져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연 3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가주택도 있지만 적지 않은 손해를 보고 있는 상가주택이 많다는 점도 명심해야한다.
정확한 분석으로 상권 노려야
예를 들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의 경우 지난해 6월 161필지를 공급했지만 고작 8개 필지에만 분양 신청이 들어왔다. 최고 경쟁률은 6대1에 그쳤다. 이는 방송영상산업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삼송브로멕스' 사업이 지난해 7월 물거품이 되면서 삼송지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정부시 민락2지구, 파주시 교하동, 인천시 용종동 도 공급 과다와 상권 형성 미약이라는 우려를 안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이라도 상가주택을 고를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현행 세법에서는 1주택 보유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가를 양도할 때에는 비과세 혜택이 없다. 문제는 상가주택이다. 같은 규모의 상가주택이라도 상가 면적이 큰지 주택 면적이 큰지에 따라 내야할 세금이 달라진다.
하지만 주택 면적이 상가 면적과 같거나 작으면 주택 면적만 주택으로 간주하고, 나머지는 상가 면적으로 판단해 양도세를 계산한다. 주택 면적이 90㎡이고 상가 면적이 100㎡라면 주택 면적(90m²)에만 비과세가 적용되고 나머지 상가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상가주택을 양도할 때는 건물 전체가 비과세 대상인지, 일부 주택만 비과세 대상인지 따져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택과 상가의 면적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공용 면적이 주택 면적으로 포함되는지 상가 면적으로 포함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건물 1층이 상가, 2층이 주택이라면 계단은 주택에서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간주하기 때문에 주택 면적으로 본다. 지하 보일러실과 창고도 주택에서 사용하는지 상가에서 사용하는지에 따라 어디에 속하는지 달라진다. 건물의 짜투리 공간이라도 허투루 봐선 안 된다는 거다. 공용 면적 하나 때문에 비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환금성 떨어지는 게 약점
유의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상가주택도 상가의 일종이다. 이 때문에 상권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철저한 시장분석이 없다면 모든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상가주택에 대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상권 형성에 따라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주의하라"고 충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상권이 성숙하지 않은 곳이라면 1층 선호도가 낮아 상가를 임대할 때 애를 먹을 수 있다. 상가주택 역시 상권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해 일반주거전용 지역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